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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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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활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73회 작성일 19-02-20 11:13

본문

구지가 龜旨歌

활연




   허벅지 어름에 거북 머리를 달고 있다 귀가 머릴 쫑긋이 세우고 듣는가 했는데 깜깜한 굴에 머릴 들이밀고 내밀을 긁는다1) 거북 머리 껍데기를 양피(陽皮)라 하는데 말하자면 볕을 쬐는 살가죽이란 뜻 꺼풀은 늘 시원2)에 닿고 싶어한다

   일생에 한두 번 볕을 쬐고 우산3)을 쓴 아이가 흘러나오기도 하지만 거북등무늬를 밀어 넣고 안간힘을 탕진하거나 자웅동체4)가 되고 싶은 꿈을 꾸거나 내연5)을 깊숙이 들여다보고 싶은 욕망이 뼈를 세우기도 한다

   하필 거북이 머리일까 생각하건대 조그만 요물이 빨간불6) 켜고 혈액을 일시정지 시키고 조류를 타고 먼 대륙으로 흘러가는 거북처럼 끊임없이 내륙에 닿으려는 의지겠다

   하면 태초7)를 그리워하여 자꾸 문을 들락거리는 붉은 사과8)의 정언명령일지도 모른다 이것은 때때로 바람 빠진 공처럼 쪼그라들며 거죽을 촘촘히 여미고 꺼진 종소리 달랑거리며 몸속에서 바퀴를 굴리던 쇠약해진 냇물9)을 내보낸다

   신기(神技)는 환한 밖을 기루어하는 까닭으로 몸을 바루던 누런 거름을 내보내며 사르랑거리는 대가리를 탈탈 털어본다는 거다

   자주 거북이가 머리를 내밀고 두리번거린다 그리고 가끔 가락국에서 회자10)하던 노래를 불러본다

   "거북아, 거북아./ 머리를 내어라./ 아니 내면은/ 구워서 먹으리."11) (龜何龜何 首其現也 若不現也 燔灼而喫也)



註)

   1) 신은 은밀한 곳에 수세미를 넣어두었다. 이것은 재촉한다, 또는 절대음감에 도달하려는 의도인 것인데, 사실 사소한 인간은 그 뜻을 헤아리기 어렵다.
   2) 시원은 태곳적이지만, 등골 깊은 곳을 긁을 때 어쩌다 닿으면 시원해지다, 와 연관성이 있다. 원시적 회귀성은 긁어서 가려움을 면하다와 관련이 있지만, 가려움은 지정학적인 고려 없이 출몰한다.
   3) 우산을, 더러 혹자는 고무장화로 오독하기도 하지만, 지나친 볕이 성가실 때 양산을, 혹은 파라솔 아래에서 팬티 끈을 슬쩍 풀어놓듯, 우산은 방임에 대한 책임을 묻는 방식으로 비와의 교감을 나타내는데, 박쥐우산, 지우산, 비닐우산, 그리고 불면 가지 모양으로 부풀려지는, 가끔 구멍이 났을 때 난처해지는 우산이 있다.
   4) 자웅동체는 자석의 일종이다. 우주의 자기장과도 관련이 있으나, 우주의 비가 철분이듯이 모래사장에서 쇠풀을 모을 때 사용된다. 지남철이라고 불리기도 하지만 꼭 남쪽을 가리키며 탈북을 꿈꾸는 동족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흔히 끌리다가, 지나칠 때 우리는 자웅동체다 하고 혐오해 주기도 한다.
   5) 내연은 기관의 일종이다. 석유처럼 활활 타는 열을 내장해서 돌린다. 바퀴나 톱니에 작용하며 물질의 내부를 관장하기도 하는데, 어느 저녁 과도한 음주로, 길거리에 드러눕거나 주정을 부리면 흔히 내연기관이 고장이 났다라 말한다.
   6) 이 불빛은 도로가 매달고 있는 불감증이다. 거침없이 추월하거나 과속하거나 스키드마크에서 고무 타는 냄새가 날 때 윙크를 하기도 하지만 보편적으로 무시되는 불빛이다. 흔히 정치적인 깃발로 오용되었으나, 요즘은 정육점이나 인형을 모셔 두는 유리 상자에 주로 사용된다. 장미의 피를 사용했다는 근거 없는 소문이 떠돌기도 하는데, 한 번도 거짓말 탐지기를 사용해 진술을 얻은 적이 없다.
   7) 초를 태우면 눈물을 흘린다는 뜻이다.
   8) 라이프니츠와 뉴턴은 한때 유사한 것을 생각한 적 있다. 두 점을 아무리 끌어다 가까이 붙여도 두 점은 두 점이므로 기울기가 생긴다고 생각했다. 이 문제로 독일과 영국은 약 100년간 자존심 싸움을 했다. 결국 사과를 쪼개 사이좋게 나누어 먹었다.
   9) 가끔 무슨 관형어처럼 쓰는 낱말이다. 명사지만 형용사적으로 사용한다.
   10) 이 말은 원래 날고기와 구운 고기를 이르는데 둘이 합쳐지면 정신없이 입으로 가져간다는 뜻이다.
   11) 이 문장은 부부싸움을 할 때 부인들의 입에서 일방적으로 뿜어지는 말이기는 하지만, 힘내라, 좀 더 노력해라 등으로 사용되는데, 이 말에 익숙한 남편들은 뒷동산에 올라, 자신의 중심을 향해 절하곤 한다. 그리고 깊이 숨을 들이키며 고즈넉한 숲에다 꺼내놓고 공연히 만져보기도 하는데, 헛말의 위협에도 불구하고 아직 무사하구나, 안도의 표현이다. 그러나 굽는 용기가 다르므로 주의해야 한다. 사실 이것은 구워도 무말랭이 맛이 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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