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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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두무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2건 조회 430회 작성일 19-02-21 09:50본문
빈 들
회색빛 하늘 안개가 서린 들녘
봄기운 곳곳에 내려와 포근한 낮잠을
벌판을 가로질러 일렁이는 바람
태곳적 세상을 닮아가는 모습일까
곳곳에 피어나는 아지랑이
겨우내 잠든 땅 깰 것도 같은데
아직껏 깊은 수면 무슨 길몽이기에
비몽사몽 아무런 소식도 없다
들판을 가로지르는 일직선 도로
성미 급한 경운기 시동 꺼지는 소리
거북이 등처럼 갈라진 논바닥
죽으라고 힘들게 사투를 벌이는데
태초에 눈빛이 그랬을까
꼼짝달싹 않는 빈 들의 침묵
거동도 불편한 노인
무뎌진 샅 날을 연신 처박는다
어느 날 고개를 번쩍 드는
빈 들의 생애와 습성
결실로 이어지는 과정이라 생각하니
흙은 무언의 수행자다
혹독한 추위를 묵묵한 지혜로
태초에 초심으로 돌아갔다가
어느 날 말 없이 눈을 번쩍 뜨는
저 빈들의 풍요 속에 아름다운 미소는.
댓글목록
추영탑님의 댓글
추영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농부들의 모습이 하나 둘 경운기 끌고 나올 계절이군요.
지금쯤은 겨우내 몸을 불린 자운영 보라색 꽃이 피어있고,
뚝새풀 지천으로 깔려있겠지요. 잠 깨는 들녘, 가을의 약속이 움 트는 들녘!
감사합니다. *^^
두무지님의 댓글의 댓글
두무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직까지 들 녘은 텅 빈 상태이지만,
어느 날 고개를 들고 불쑥 뛰쳐 나올 것만 같습니다.
어김없이 추수의 끝 마무리를 예고하는
텅 빈 들녘을 바라보며 써 보았습니다
평안을 빕니다.
주손님의 댓글
주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긴겨울 잘도 견디셨습니다
지수화풍의 조화로 전쟁같은 농사가 시작 되겠군요
흙들의 묵언 수행 ,수행의 실천하는 때가 됐군요
감사합니다!
두무지님의 댓글
두무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흙은 말이 없어도 묵언으로 한해를 이바지 하고
쉬는 것 같습니다
다녀가신 발길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정석촌님의 댓글
정석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펄 벅의 대지를 연상하게 하십니다
땅의 미덕은 줄기참에 있지 않을 런지요**
어머니의 모정같이 진득하게 말입니다^^
석촌
두무지님의 댓글의 댓글
두무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지하철을 타고 모처럼 빈 들을 감상하고 왔습니다
게으름을 피다가 이제사 들릅니다
평안 하신지요?
깊은 감사를 전 합니다.
라라리베님의 댓글
라라리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빈 들녘이 아름답게 묘사되어 있네요
일렁이는 바람으로 땅이 눈을 뜨는
시간이 다가온 것 같습니다
땅과 사람과 바람의 향기
덕분에 큰 호흡으로 잘 맡고 갑니다^^
두무지님의 댓글의 댓글
두무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자연이 풍기는 빈 들을 어떻게 사실대로 표현 하기는 불가능 이겠지요
차창 밖으로 보이는 빈 들녁이 가슴에 사무치게 닿았습니다
다녀가신 발길 늦게사 인사를 놓습니다
평안을 빕니다.
cucudaldal님의 댓글
cucudaldal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두무지 시인님 흙은 무언의 수행자 흙을 일구는 사람들의 느낌이 그대로 살아있어요. 저도 농사짓는 거 좋아해서 흙과 말없이 얘기할 때 가장 행복해요. 감사합니다. 건필하셔요.
두무지님의 댓글의 댓글
두무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자연은 말없이 누워 있기에
우리가 그 위에 밭을 일구는지 모릅니다
고요속에 펼쳐져 등을 내밀고 있는 빈 들녘이
경외의 눈빛으로 다가 왔습니다
감사 합니다.
꿈길따라님의 댓글
꿈길따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이곳은 지난주에 폭설로 대지를 적시더니
사막한 대지에 여기저기 푸른 물결 넘실거려
희망의 봄을 수놓으며 향그러움 피어납니다.
하지만 우기철이라 어제 또 저녁무렵 한 차례
매지구름에 불안해 했으나 한주간 비가 왔는데
설마하며 아버님 댁에 가던중 비를 만나게 되어
모자와 바바리 코트를 흠뻑 적시고 말았답니다
그곳엔 곧 보리싹 들판을 파라란이 물결치겠죠!!
두무지님의 댓글
두무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엊그제 파주 평야를 지하철로 바라보며 돌아 왔습니다
고요한 빈 들녘이 무언가를 터트리려는 분위기 였습니다
어느 날 고개를 불쑥 쳐들고 우리에게 수확에 신호를 알리는
들녁에 경외의 마음을 느끼고 돌아 왔습니다
다녀가신 발길 깊은 감사를 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