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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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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krm333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525회 작성일 19-02-22 08:48

본문

나이테


더 이상 선을 긋지 말라

이미 그어진 선들도 얼키고 설켜

서로의 기억들을 구분짓지 못한다


두터운 각질의 압박으로

뇌까지 도달하지 못하는 혈액

나는 결국,

소원대로 죽어가는가


얼크러진 기억들

빛을 잃어가는 눈동자

나의 심장에 강심제를 놓아다오


요동치는 심장이 버거워

바위가 되기를...

살아내기 위해

죽게해 달라고 간청하던

송곳같은 감각은 어디 갔는가


짜부라든 선들의 얼키고 설킴

시간과 공간,

낮과 밤의 압사(壓死)


벌목꾼아

내 굳은 옹이를 섧게 여겨

어느 솜씨좋은 목공의 손에 나를 보내

엉킨 기억을 새로이 벼려다오


댓글목록

선아2님의 댓글

profile_image 선아2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나이테에 담긴 오묘한 삶의 현장
나이가 든다는것이 꼭 아픔만은 아닐수도 있겠습니다
한편의 시가 가슴을 꽉 메웁니다

잘 보고 갑니다 kim333시인님

요세미티곰님의 댓글

profile_image 요세미티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사는 것이 선긋기 아닌가요? 내 편 네 편, 땅 따먹기, 위 아래 구분하기... 세월도 선을 그어야 달력을 만들고 합격 불합격도 커트라인을 그어야 하고...그러다가 다 뒤엉치면 강자들은 말하죠. 이런들 어떠리 저런든 어떠리 엉켜진들 긔 어떠리. 두루뭉실 살아야 기득권이 기득권이지. 많은 생각을 하게 해주신 시, 잘 감상하고 갑니다. 고맙습니다.

krm333님의 댓글

profile_image krm333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한해 한해 나이가 들어갈수록 감각이 무뎌지는게 ...좀 서글퍼져서요...눈도 침침하고.. 귀도 먹먹하고...언어도 무뎌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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