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두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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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467회 작성일 19-03-07 13:27본문
마두금馬頭琴 / 백록
섬이 몸살을 앓고 있다
먼지로 둔갑한 문장이 두통을 부추긴다
말발굽소리가 어느새 쇳소리 매음으로 돌변해버린 지금은
진화의 역설로 비친 말머리 가리개
어쩌다 조롱거리 마개로 내비친
몽생이 울음이다
아이러니칼로 말의 섬을 마구 난도질하던 건
사실, 광활한 몽골초원의 연주였다
두 말할 것도 없이
연주자는 말
관객은 보나마나 바람이었다
고비사막 같은 아리랑고개에서 저절로 어깨를 부추기던 칼립소 코드
바람을 가르던 현란한 현의 춤사위는 마치
칸의 채찍질이거나 칼부림이었다
와락, 회오리로 뭉치는 듯
확, 갈라지는 듯
몽롱한 가운데 어지럽히던 제국의 호령이 어쩌다 먼지로 휩싸여버린
뒤늦은 후회 같은 탐라의 되새김이다
바람 잘 날 없던 이 섬이 웬일인지
바람 한 점 없다
저 잘난 사람들 안정된 기류 탓이라는데
역시, 사람 탓이 아닌
바람 탓?
모처럼의 생선을 굽다 시커멓게 태워버린 얼간이
센 불 탓이라며 투덜거리는 중이다
집안이 온통 연기 자욱하다며
빠질 생각이라곤 오리무중이라며
물론 바람 탓이라 중얼거리며
마침내 환풍기를 틀었다
이 탓 저 탓으로 뒤섞인 불협화음의 현악기
거슬러 우륵의 가야금인 듯 왕산악의 거문고인 듯
작금의 바이올린 내지는 기타 등등
머릿속을 파고들며 신나게 연주하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이며 발신불명의 진동까지 협연 중이다
어리둥절해진 말의 통증은 지금
마스크 두를 겨를이 없다
제기럴,
댓글목록
두무지님의 댓글
두무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연일 계속되는 살벌한 날씨속에
질주하는 말이 아닌, 바람을 익히며 살고 있습니다
그로인해 섬은 혹독한 몸살과 신고를 받고 있고,
어디에 하소연도 못하고 웅크리고 있는 형국 입니다
마두금, 소재도 특이한 내용으로 갈무리를 잘하시듯 합니다
건필을 빌어 드립니다.
김태운님의 댓글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몸통은 물론 덩달아 꼬리가 잘린 말머리의 허둥지둥입니다
몽니 같은 먼지의 심술
이게 모두 사람 탓이겟다는 생각
물론, 사람에 속한
제 탓이겟지요
감사합니다
주손님의 댓글
주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제주의 시원한 바람에 마두금 소리가 낭낭하게
미세먼지를 날려 주면 봄 앓이도 끝이 날까요
시원하고 화창한 봄 기원 합니다
잘 읽었습니다 시인님!
김태운님의 댓글의 댓글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그럴 수도 잇겟다싶지만
몽곳놈들 몽니를 굳이 되새길 필요는 없습니다
저들의 환상이 지금의 처지일 테니까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