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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샘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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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krm333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35회 작성일 19-03-12 16:41

본문

꽃샘추위


바람이 분다

배척당한 겨울의 내밀한 분노가

꽃을 향해 뻗친다


모처럼 내리는 비가

대지에 닿기도 전에 공중분해 된다

공중에서 얼음이 되어

꽃의 심장을 향해 내려 꽂힌다


나비는 꽃과의 밀월을 포기한다

바람의 분노에 떠밀려

멀리, 더 멀리

꽃으로 부터 멀어질 뿐


바람의 시샘이 꽃에게만 향하는 이유

굳이 눈의 기억을 되살리려 하는 이유


한때나마 아름답던 관계에 대한 미련과

쉬이 지워지는 존재에 대한 분노


열어두었던 창문을 말없이 닫는 것은

지난 겨울,

너무나 온순했던 바람의 마음이 닿은 까닭이라


한껏 확장하던 봄의 촉수가 바짝 움츠러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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