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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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가지 / 주 손
삭망이 다가오면
지붕위 두둥실
보름달 떠오르고
하얀 박꽃 차가운 미소
달이 시럽다
둥근 박 두어개 따다
만삭의 배를 가르고
푹 찌어 만든 박 바가지
깨지면 꿰매 쓰기도 했지
한 바가지 나물 비빔 밥
여섯 식구 달려들면
한 달음에 뚝딱이라
맛 나기도 했었네
이래 저래 한 많고
설움 많은 박 바가지
일생을 광으로 정지로
우물로 바쁘기도 했지
궂은 일 얄궂은 일
다 뒤집어 쓰고도
새 신부 삽작 들어 오는 날
액 받이로 바싹 깨져 버렸네
댓글목록
러닝님의 댓글

이불에 오줌 질러 소금 얻어러 바가지 들고
옆집에 갔다가 바가지에 얻어 맞고
흥부의 복바가지도 있네요
재미있는 만화시
유쾌하게 읽었습니다 ㅎㅎ
주손시인님~~^^
주손님의 댓글의 댓글

그즈음 시골 골목에는 채쓰고 바가지 든채 소금 얻으러 다니던
아이들 제법 있었어요 아련한 추억의 한 장면 입니다
즐건 하루 이어 가시길요^^*
요세미티곰님의 댓글

어렸을 적 초가지붕위에 놓여있던 둥근 박, 하얀 속이 생각나게 하는 추억의 시 잘 감상했습니다. 감사합니다.
주손님의 댓글의 댓글

저는 어릴 때 밥그릇으로 쓴 기억도 있습니다
토속적인 문화 였죠
감사합니다~~
부엌방님의 댓글

잘 삶아서 말려야 되는 것이지요
너무 삶으면 잘 뽀개지고
초가 지붕위에 두둥실 달쓰고 있었던 놈들
불쌍히 내려와
온갖 굳은일 다하고 퇴물시는
구정물도 펐지요
토속적인 시
아주 옛날이지요
저는 조금 어려서 저는 못하고
보긴 했어요 아버지 박 타시는 것
감사히 잘읽고 갑니다
주손시인님 감사합니다
즐거운 하루되셔요
주손님의 댓글

바가지가 만사 대용이었죠
부친께서 박타시는 모습을 보셨다니 아련 하시 겠습니다
조롱박도 쪄 말려서 광에 쭉 걸어 놓기도 했죠 ㅎㅎ
추억어린 바가지 타령 읽어 주셔 감사 드립니다^^*
힐링님의 댓글

어린 시절 보았던 그 박의 풍경이란 동양적인
세계를 마주했는데 이젠 그런 시간이란 존채조차
찾아 볼 수 없고 모든 것에 떠밀려 퇴물로 머물러 있는 박!
그 세계를 찾아 떠나는 길에서 서로 물 한 바가지씩
나눠 마시며 달을 벗삼아 가다보면 생을 해탈할 것 같습니다.
주손 시인님!
주손님의 댓글

공감해 주심 감사드립니다
앞으론 박물관에서나 볼 수 있을런지요
물 한바가지 시원하게 드시고 좋은 저녁 이어 가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