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들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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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거리 멈춘 지 오래된 교외선,
자갈 틈새를 비집고 나오더니
어느 틈에 또 이끼 잔뜩 오른 한양도성
성벽 위에 자리를 잡았는지
아마도, 괴나리봇짐 메고 먼길 떠날 때도,
긴 행렬 이룬, 먼지 이는 황톳길 가에서도,
봄날, 젊은 함성들 뜨겁게 피 흘릴 때도,
땅바닥을 꽉 움켜쥐고서
대궁이 하난 꼿꼿하게 세우고
지켜봤을 것만도 같은데
이는 바람에 지닌 것들 훌훌
털어낼 줄 아는
어쩌면, 초개 같은 가벼움
전혀 가볍지 않으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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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려 보냈다고 잊었을까 보냐.
어찌 가벼운 것들이었을까.
지켜볼 수밖에는 없었던 심정을 알리고자 함이었을 것이고, 그 흐름 아직도 이어지고 있다.
댓글목록
선아2님의 댓글

척박한 틈바구니 속에서도
한줌의 흙냄새만 있어도 뿌리를 내리는 민들레
어찌 삶이 쉽기야 했겠습니까
홀씨로 둥둥 날려도 가볍지 않은 애잔함
잘 보고 갑니다
맛이깊으면멋 시인님
맛이깊으면멋님의 댓글의 댓글

볼수록 생명력 강한 풀입니다.
보도블럭이나, 시멘트 심지어 아스팔트 틈새란 틈새는 어떻게 알고서 키워내는지.
산 좋고 물 좋은 데도 많은데, 특히나 사람들 속세로 피어드는지. 잘은 몰라도 인생사의 전부를 보고, 듣고, 알고있는 풀들중 하나일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