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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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jinkoo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328회 작성일 19-03-17 20:31본문
소통
와르르,
무너져 내린 갱도
뜻밖의 비보에 혼비백산한 사람들이
여기저기서 소리를 지르며 목놓아 울고
갱도 입구를 가로막은 바위를 치우려 애쓰지만
흐느끼는 억장만 더 무너져 내린다.
이놈아, 누구야, 무전기로 이름을 거듭 불러대도
신호가 잡히지 않는 갱도 안은
이미 말이 통하지 않는 답답한 세상.
정신 차린 김반장이 사무실로 달려가
모르쇠로 일관하는 허수아비들을 밀치며
떨리는 손으로 전화기 버튼을 누르고
여보세요, 이놈아, 누구야, 애타게 부르지만
침묵만 들려주는 수화기 너머의 갱도 안은
이미 숨소리가 멈춘 까마득한 저세상.
갱도 밖에서는 책임소재를 따지는 사람들이
서로 멱살을 잡으며 고래고래 소리치는
이곳은, 짐승들이 먹이를 놓고 벌이는 정치판.
사고 소식을 듣고 부리나케 달려온 아이들이
끊어진 채 오랫동안 방치된 전화선을 찾아내
씩씩대는 어른들에게 큰소리로 일러주자
그제야 끊어진 선을 다시 연결하고 한마음으로
여보세요, 들리세요, 제발, 간절하게 부르니
드디어 저쪽세상에서 들려오는 가슴 벅찬 목소리들.
댓글목록
파랑새님의 댓글
파랑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빛,산소, 지열
인간임을 자각하게 하는 ....
굴 속의 신세계 ㅡ
감사합니다
의지보다는 본능에 충실하고 싶은
하루ㅡㅡㅡㅡ
jinkoo님의 댓글
jinkoo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파랑새님의 시를 항상 애독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댓글까지 달아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