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륜2 > 창작시의 향기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창작시의 향기

  • HOME
  • 창작의 향기
  • 창작시의 향기

     ☞ 舊. 창작시   ☞ 舊. 창작시   ♨ 맞춤법검사기

 

▷모든 저작권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 무단인용이나 표절금합니다
▷시스템 오류에 대비해 게시물은 따로 보관해두시기 바랍니다
1인 1일 1편의 詩만 올려주시기 바라며, 초중고생 등 청소년은 청소년방을 이용해 주세요
※ 타인에 대한 비방,욕설, 시가 아닌 개인의 의견, 특정종교에 편향된 글은 삼가바랍니다 

불륜2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삼생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38회 작성일 19-03-17 21:04

본문

 

불륜2

 

 

아내는 여러 개의 사과 중에서 제일 실한 것으로 하나 골라

큰 입을 더 크게 벌리고 게걸스럽게 씹어서 목구멍 안으로

넘기고 그 과정을 퉁명한 눈빛으로 내게 욕설을 내 놓는다.

나는 다른 사과를 집다 말고 빠르게 밀려오는 피곤함으로

티브이 속 막장 드라마를 보다 꾸벅꾸벅 깊은 피곤을 퍼낸다.

아내와 아이들은 철옹성 같았던 우리들의 아지트의 한쪽을

은밀한 쥐새끼의 눈동자처럼 구멍을 내기 시작하였고

머지않아 포장용 테이프로 막아놓은 구멍 주위로 균열이

생기더니 어느새 떨어져나간 포장용 테이프 사이로

습한 소리들이 들려오기 시작하였다.

나는 뚫린 구멍을 다시 막다 말고 멀고 깊은 곳에서 들려오는

소리들에 귀를 기우려본다. 스멀스멀 기어 나오는 낯익은 음성들

나는 구멍을 더 크게 파고 손수 그 안으로 들어가 본다.

눅눅한 어둠을 뚫고 희미하게 빛을 밝히는 곳으로

조심스럽게 발걸음을 옮긴다. 희미한 불빛 사이로

20년 전 아내가 남루하게 나타난 나를 발견한다.

조심스럽게 사과를 한입 베어 먹다 들킨 사람처럼

가느다란 손으로 입을 가리고 수줍게 웃어 보인다.

의자에 앉으라 권하지만 나는 선 듯 아내 앞에 앉지 못한다.

저 멀리 어둠의 저편에서 또 다른 불빛이 다가 온다.

나는 그들 사이에서 잠시 길을 잃는다.

어린 아내의 눈빛이 슬퍼진다. 이윽고 굵은 눈물이 흐른다.

어린 아내의 눈물이 마를 때쯤 아내가 악마처럼 웃기 시작한다.

욕심처럼 부풀어 오른 아내의 뱃살 같은 양푼에

잔뜩 비벼놓은 밥알들을 삼키며 막장 드라마 속 아내가

게걸스럽게 웃는다.

피곤이 차마 덜 깬 균열이 간 나의 핏빛 눈빛이

아직 다 빠져나오지 못한 그 구멍의 위치를 서둘러 찾는 중이다.

 

 

 

.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75건 1 페이지
창작시의 향기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75
메시아4 댓글+ 1
삼생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68 03-28
74 삼생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75 03-18
73 삼생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52 03-15
72 삼생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0 02-07
71 삼생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6 01-07
70 삼생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0 12-22
69 삼생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4 12-09
68 삼생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7 12-03
67 삼생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1 11-09
66 삼생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5 11-07
65 삼생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8 10-07
64
구더기 댓글+ 1
삼생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8 09-20
63 삼생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5 09-08
62
길목1 댓글+ 2
삼생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06 08-27
61 삼생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9 08-25
60 삼생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5 08-02
59 삼생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7 07-24
58 삼생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9 07-20
57
상대성 이론1 댓글+ 1
삼생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25 07-18
56 삼생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4 07-05
55 삼생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2 06-27
54
늙음. 댓글+ 3
삼생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94 06-21
53
아침 10시. 댓글+ 3
삼생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37 06-07
52
재즈4. 댓글+ 2
삼생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3 06-05
51 삼생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31 05-31
50 삼생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0 05-16
49
번식. 댓글+ 1
삼생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41 05-10
48
드라마 댓글+ 3
삼생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36 04-30
47 삼생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4 04-24
46 삼생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3 04-21
45
그날처럼 댓글+ 4
삼생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7 04-15
44 삼생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4 04-14
43
ntr3 댓글+ 1
삼생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49 04-02
42
야맹증 댓글+ 1
삼생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0 03-27
41 삼생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15 03-19
40 삼생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9 03-18
열람중 삼생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9 03-17
38 삼생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43 03-15
37
봄비. 댓글+ 2
삼생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1 03-13
36 삼생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1 03-12
35 삼생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1 03-11
34 삼생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5 03-08
33 삼생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0 03-07
32 삼생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2 03-06
31 삼생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1 03-04
30 삼생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9 03-02
29
나쁜 년. 댓글+ 3
삼생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6 02-26
28
피폭. 댓글+ 4
삼생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41 02-24
27 삼생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9 02-21
26
헤어지자2 댓글+ 2
삼생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4 02-20
25
공전. 댓글+ 7
삼생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46 02-16
24
길고양이 댓글+ 4
삼생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7 02-15
23
28년 후. 댓글+ 1
삼생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04 02-11
22
아저씨3 댓글+ 1
삼생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7 01-15
21
시인 고은. 댓글+ 8
삼생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42 01-11
20
이중 스파이. 댓글+ 1
삼생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0 01-01
19 삼생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45 12-29
18 삼생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5 12-21
17 삼생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80 12-19
16
아저씨2 댓글+ 1
삼생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43 12-13
15
아저씨! 댓글+ 1
삼생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0 10-25
14 삼생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0 09-18
13 삼생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3 09-12
12 삼생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4 09-10
11 삼생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0 09-08
10 삼생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45 08-25
9 삼생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9 06-07
8 삼생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8 05-27
7 삼생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0 05-23
6 삼생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91 05-19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