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미스터 버지니아 조씨 > 창작시의 향기

친절한 미스터 버지니아 조씨 /오기사

친절한 미스터씨
그의 취미생활은 결혼이고
그는 심각한 연애 증후군에
시달리고 있다

그 모두는 연애에는  관대한 탓이고
취미 생활인 결혼에는 눈이 먼 까닭이다

그는 인면의 개 한마리
품에 끌어 안고 있으므로
애증의 증표로 삼고
간식으로 길들이며
가끔 맛있는 개사료를
쏟아주며 인자한듯 넉넉히
웃어 준다 흡싸 자신이 개가 된듯

친절한 미스터씨
부모에게 물려 받은 디엔에이를
적절히 사용할줄 아는  인면개의  소유주다
개를 길들이는 것은 그의 하루에서
아주 중요한 일과가 되었는데
익숙하게  시키는 대로 잘하던 개가
요즘 주인이 시키는 대로 말을 듣지 않고 있다

주인이 던진공을 물어다  주지도 않고
씩씩거리며 달렸갔다가
헥헥 거리며 빈 입으로 돌아 온다

인면개가 기분 나쁜 표정으로
주인을 빤히 바라보고
고개를 갸웃 거리며 사람의 흉내를 내고 있는 것이다
주객이 전도 되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