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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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14회 작성일 19-03-21 11:59본문
너나없이 초록을 걸치고
황량한 계절을 물들이는 봄의 어귀에서
우리의 엇갈리는 동행은 여기까지
춥고 힘든 날들 헤쳐 나와
갈라지고 거칠어진 몸피가
겨우내 앓아온 우리의 흙빛 아픔이라서
언제까지나 이 아픔
함께 할 거라 믿었기에
미풍이 연인처럼 감겨와도
봄볕이 축복처럼 넘쳐나도 설마 했는데
급기야 해일처럼 밀려오는 초록 속으로
맞잡은 손 뿌리치며
너는 주술처럼 빠져들고
나의 흙빛 누추 홀로 남아 초라하니
삶의 깃발 뒤안길
부활의 기적을 기다리던
녹색 꿈의 잔해를 망각 속에 묻고 있는
까칠한 봄 여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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