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검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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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검다리]
징검다리를 징검징검 건넌다.
징검다리가 징검징검 해서
징검징검 건너는 걸까
내 걸음이 징검징검 해서
징검징검 건너는 걸까
엄동설한 먼길 돌아온 봄바람이
친구하자고 해서 벤치에 앉아
건너온 징검다리를 본다.
책 보따리를 건방지게 메고
폴짝폴짝 징검다리를 건너다
책보가 풀어져 쏟아지는 바람에
새로 산 필통이 동동 떠내려가는 것을
보면서 한없이 울고 있는 아해가 보인다.
사랑하는 사람을 붙잡지 못하고
막차로 가는 그를 배웅하고
돌아오며 건너던 그 징검다리에 앉아
강물에 눈물을 띄워 보내던 바보가 보인다.
태어나자마자 싸늘하게 식어버린
둘째를 보자기에 싸안고
앞산을 향해 징검다리를 건너며
설웁게 울던 젊은 날이 보인다.
징검징검 걸어온 인생
앞으로 얼마나 더 징검징검 건너야나
아직은 차가운 바람결이 갈길 멀다며
그만 일어나라 한다.
댓글목록
부엌방님의 댓글

징검다리 건너던 시인님의
그세월이 너무 아프네요
인생만세님의 댓글

인생이 다 그런 것이지요.
부엌방 시인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