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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검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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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인생만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338회 작성일 19-03-24 17:08

본문

[징검다리] 

징검다리를 징검징검 건넌다.
징검다리가 징검징검 해서
징검징검 건너는 걸까
내 걸음이 징검징검 해서
징검징검 건너는 걸까

엄동설한 먼길 돌아온 봄바람이
친구하자고 해서 벤치에 앉아
건너온 징검다리를 본다.  

책 보따리를 건방지게 메고
폴짝폴짝 징검다리를 건너다
책보가 풀어져 쏟아지는 바람에
새로 산 필통이 동동 떠내려가는 것을
보면서 한없이 울고 있는 아해가 보인다.

사랑하는 사람을 붙잡지 못하고
막차로 가는 그를 배웅하고
돌아오며 건너던 그 징검다리에 앉아
강물에 눈물을 띄워 보내던 바보가 보인다.

태어나자마자 싸늘하게 식어버린
둘째를 보자기에 싸안고
앞산을 향해 징검다리를 건너며
설웁게 울던 젊은 날이 보인다.

징검징검 걸어온 인생
앞으로 얼마나 더 징검징검 건너야나
아직은 차가운 바람결이 갈길 멀다며 
그만 일어나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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