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일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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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해운대물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402회 작성일 19-03-25 10:46본문
어머니의 일대기
돌아가신 어머니
살아온 이야기를
팔순이 되면 글로 써 달라고 누나에게 말 하셨단다
팔십 년을 어떻게 다 기억하리요만
그래도 굴곡진 생의 마디마디마다
눈물과 한숨 애달픈 이야기는 끝이 없다.
육 년을 더 사셨지만 소원을 이루어 드리지 못하고
이제사 이렇게 요약해 본다
군산 섬마을에서 태어나 어려서 부모를 여위고
할머니 손에서 그래도 곱게 자라나
해군으로 온 아버지를 따라 멀리 하동으로 시집와서
모진 시집살이와 참전용사들의 그 후유증을 다 받아 내시고
아이들이 불쌍해서 떠나지도 못 하고
다시 돌아와 도시인 부산으로 이주하여
가장 어렵다는 부전 시장의 생물 채소 장사로
난장에 앉아서 그 고생을 다 참고 하셨다
방과 후 시장에 가면 홀로 애처롭게 앉아서
손님들의 온갖 흥정을 다 받아 내시고
남은 생물들을
처리 못하면 또 가슴 졸이고
어려운 시절 잃어버린 아픈 여동생을
찾을 수 없었던 안타까운 심정을 가슴에 묻고
겨우겨우 학비를 맞추어 내면 함께 한숨 거두고
명문대학을 졸업시켜 자랑스럽게 키우셨다
덕분에 오 남매는
장성하여 말년에 효도를 받고
아버지와 손잡고 교회를 다니며
그것으로 소원은 이루셨 단다.
가는 곳 마다
화목 제물로 어려운 일을 마다하지 않으셨고
학교에서 다 배우지 못한 한글은 성경 필사로 깨우치고
아무도 몰라줘도 주님은 알아 주시니
십리 길을 걸어서 새벽기도에 나가시고
교회 주변 마을
청소까지 도맡으셨으니
그 정성을 지금 하늘 나라에서 주님의 칭찬을 받고 계시겠지
사랑하는 천사
어머니의 일대기
쓰고 나니 눈물만이 앞을 가리네.
댓글목록
부엌방님의 댓글
부엌방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효도 하셨습니다.
이 시를 새겨서 걸어 놓으십시요
가슴 따뜻한 글입니다
가슴이 찡하네요
어머니 훌륭하신 어머니
모든힘을 다 쏟고 가셨을 어머니
감사합니다
해운대 물개시인님^^
고생하셨어요
해운대물개님의 댓글의 댓글
해운대물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어떻게 이런 천사를 다시 만나겠습니까? 아픔도 슬픔도 없는 천국에서 다시 뵈옵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주손님의 댓글
주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내용이 절절해서 뭉클 합니다
선친이 부전역 부근에서 청과물 공판장을 하셨거든요
옛 기억에 한참을 머물다 갑니다
감사합니다
해운대물개님의 댓글의 댓글
해운대물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저도 명절 대목에는 거들어서 마무리한다고 늘 바쁜 기억이 납니다. 홀로 앉아계셨던 어머니를 생각하면 눈물이 절로 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