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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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르고 싶은 말이 괄호에 갇힐 때
기댈 수 없는 어깨에 머리를 기울일 때
밤이 펼친 종이 위에서
얼룩으로 메마른 시간을 읽을 때
뒤늦은 계절, 깊은 숲에서
느린 산책을 할 때
말할 수 없는 입으로 소리 없이 발음할 때
잊지 못해 잃지 않은 사람은 모래가 되고
그리는 사람은 진흙이 되어
흩어지거나,
뭉쳐지게 될 때
이루지 못한 시간이
지나지 못한 얼굴 앞에서 종이로 흐를 때
부풀어 오른 날들을 주워 그릇에 담으면
허기가 고봉밥처럼.
댓글목록
작손님의 댓글

말하지 못하는, 기댈 곳 없는, 잃지 않고 만나고 싶은, 그러나 그럴 수 없는 허기, 그러나 다시 부풀어오르는 허기의 반전
그렇다고 포만이 되어서는 안되겠지요. 멋진 착상 잘...
성권님의 댓글의 댓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