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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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
할매의 손은 그해 이듬해에도
절여져있다
겨울, 시장에서 기웃거리고 간보며 고른
소금을 간수한다
늦봄, 그러면 튼실하고 싱싱한 새우를 골라 간수
한 소금으로 새우젓을 직접 담군다
가을, 텃밭에 애지중지 홍고추를 마당에 말리고
방앗간에서 고운 가루로 치환한다
장독대 속 안부를 확인하며 한 다라이로 푼
고추장은 걸작이다
11월, 속이 꽉찬 아버지의 결실을 집으로
들어 올리면 동면을 준비하듯 김장을 시작한다
여즉까지 할매의 오늘은 김장을 위해 살았을지도
할매의 손은 오늘 그해 이듬해에도
절여져있다
할매가 김이 나는 밥 한술에 올려준 민어고기는 항상 짜다
댓글목록
형식2님의 댓글

머물다 갑니다
형식2님의 댓글

혹시 고향이 진주신가요?
쿠쿠달달님의 댓글

맞아요. 할머니 손은 항상 짯어요... 밥반찬이 따로 필요없었어요..
선아2님의 댓글

할머니 손맛이 왜 이리 짜졌는지
오늘에서야 비로소 알게 된것 같으네요
잘 보고 갑니다 진주 시인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