묶어 놓은 비닐 속의 저 엷고 하얀, > 창작시의 향기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창작시의 향기

  • HOME
  • 창작의 향기
  • 창작시의 향기

     ☞ 舊. 창작시   ☞ 舊. 창작시   ♨ 맞춤법검사기

 

▷모든 저작권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 무단인용이나 표절금합니다
▷시스템 오류에 대비해 게시물은 따로 보관해두시기 바랍니다
1인 1일 1편의 詩만 올려주시기 바라며, 초중고생 등 청소년은 청소년방을 이용해 주세요
※ 타인에 대한 비방,욕설, 시가 아닌 개인의 의견, 특정종교에 편향된 글은 삼가바랍니다 

묶어 놓은 비닐 속의 저 엷고 하얀,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408회 작성일 19-04-05 16:40

본문

묶어 놓은 비닐 속의 저 엷고 하얀,

밤을 새워 술을 마시고,

여관 달방 찾아 아침 달처럼​

등을 휘고 희미해져 걷는 시장 골목​

하나, 둘, 백, 천, 만

궤도를 돌던 별이 사라진 시공간은

다시 팽팽해지는 것이 아니라,

커피 리어카에서 산 유자차를

머위 나물 한 소쿠리 값으로 한 턱 쏘는,

남은 햇빛을 도래도래 나누는

늙은 해의 이마가 되는 것일까

무딘 칼에 나눠지는 유자 조각들처럼

흰 씨알 박인 웃음들이 즙을 튀기고

겨울초나, 노지 시금치, 취나물

돌 미나리를 아직 풀어 헤치지 않은

묶인 비닐 자루 속에 자욱한

저 엷고 하얀,


교대 학생들이 신입생 환영회를 하는,

난방도 하지 않은 호프집 창에 부딪혀 액화 되던,

달팽이관이 얼얼해지던 함성 소리,

출구 없는 부딪힘들이 창밖의 어둠을 지우고

손가락 끝으로 이름을 쓰면 찢어지는 난막을 치고

부화에 필요한 온기를 가두는 것이다.


캐어진, 이미 캐어진

절단된 뿌리를 공갈 젓꼭지처럼 물고 소멸의 젓을 빠는,

시들고 짓무르기 전에

뭐라도 되야하는

이미 진이파리가 턱을 괸 손바닥처럼

한 포기 생을 받치는데도

눈치도 없이,

어린 *왜갓은 꽃망울을 터뜨리는 것이다


나는 누가 될 것인가?

끓는 솥에 뛰어들것인가

찬물을 뒤집어 쓰고 채반 위에 누울 것인가

붉은 화장을 하고 손님을 받을 것인가

성에 낀 창에 헝클어진 머리를 쳐박고,

달리는 기차에서 잠든 사람들,

한 줌은 벌교역에서

또 한 줌은 보성역에서

마지막 떨이는 해남역에서

내리는 역은 달라도

달리는 노선은 같은 사람들,

결국은 아무나 되려고

질끈 눈을 감아버리듯,

검은 비닐 봉지에 한 줌 인정처럼

희망까지 덤으로 담기는 사람,


묶어놓은 비닐을 열면

젖은 흙먼지만 내려놓고 사라지는

저 엷고 하얀,



*왜갓-유채의 다른 말









 

댓글목록

jinkoo님의 댓글

profile_image jinkoo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제가 많이 젊었을 적에  광양제철소에서 아르바이트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같이 일하시던 아주머니 몇 분이 벌교에 사셨는데
매일 비닐봉지에 간식거리를 담아 오셔서, 정작 사 먹는 점심 도시락은 제쳐두고
맛나게 먹었던 추억이 있습니다.
항상 싣딤나무님의 좋은 시에 감명 받고 있습니다.

싣딤나무님의 댓글

profile_image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저기..진구 선생님!  댓글 달아서 답 없음 엄청 기분 별론데
제가 너무 바빠서 컴 앞에 앉을 시간이 없어서 그래요.
좋은 시라 하시리 쪽팔립니다.

이전에 유명한 문인이나 철학자들이 대부분 할일 없는 귀족이나
상류층 부유층이였다는 사실에 핑계를 돌립니다.
시간에 쫓기고 막노동으로 파 김치가 된 육체에서
무슨 짙고 향기로운 것이 나오겠습니까?
걍 꼭 짜지 않은 탄약을 버릴려면 좀 아까운 기분으로
짜내 보는겁니다. 감사해용..

Total 86건 1 페이지
창작시의 향기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86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8 02-28
85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1 01-25
84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9 01-03
83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8 01-02
82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4 12-18
81
릴리~, 릴리! 댓글+ 4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3 12-04
80
겨울 비 댓글+ 6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5 12-03
79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0 12-01
78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1 11-21
77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3 11-18
76
분수대 댓글+ 4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5 11-16
75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4 11-14
74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3 11-09
73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2 10-29
72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8 10-21
71
둥근 불온 댓글+ 2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32 10-19
70
황홀한 유기 댓글+ 1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1 10-10
69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8 09-26
68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7 09-11
67
연(蓮) 댓글+ 1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9 09-07
66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3 09-06
65
적색편이 댓글+ 3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3 08-19
64
빈 배 댓글+ 2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3 08-12
63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8 08-09
62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0 08-08
61
혈의 누( 淚) 댓글+ 5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01 08-07
60
멸치 댓글+ 4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4 07-30
59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6 07-28
58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5 07-20
57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10 07-14
56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3 07-13
55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2 07-09
54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45 07-04
53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7 06-30
52
핥는다 댓글+ 3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6 06-26
51
고산증 댓글+ 4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4 06-25
50
벌레 먹은, 댓글+ 8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18 06-21
49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4 06-20
48
모래 시계 댓글+ 12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1 06-17
47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1 06-07
46
등 푸른 당신 댓글+ 4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44 05-20
45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71 05-13
44
풀, 풀 댓글+ 6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67 05-12
43
유채 유감 댓글+ 1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6 05-08
42
갓털의 소묘 댓글+ 7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40 04-19
41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7 04-09
열람중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9 04-05
39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5 03-25
38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2 03-21
37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7 03-18
36
댓글+ 2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1 03-16
35
쇠수세미 댓글+ 4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45 03-11
34
댓글+ 6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8 03-10
33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07 03-07
32
잔설 댓글+ 1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7 02-28
31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8 02-20
30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13 02-11
29
지심도 댓글+ 7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5 02-05
28
풍경 댓글+ 2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8 02-01
27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3 01-31
26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5 01-30
25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8 01-28
24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9 01-27
23
댓글+ 6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2 01-25
22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9 01-21
21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6 01-19
20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1 01-18
19
한 땀 두 땀 댓글+ 6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0 01-16
18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5 01-15
17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1 01-14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