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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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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종이비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21회 작성일 19-04-06 18:58

본문



    4월

 



거기 분명 누군가 있었을거다


투박하고 커다란 손으로 툭툭 등 떠밀었을거다


개나리 어질 어질 노랗고

진달래 싯벌개진 진분홍 낯빛

저 높은 나무 꼭대기 끝 목련은 아예

콧등 까지 하얗게 질려 고개 흔드는데


바람 거세고 어둠 절반인 이곳


왜 보냈을까


저 숱하게 어리둥절한 표정 뒤

뿌리칠수 없는 미늘


허구 많은 것 중 하필 등 떠밀려 쏟아져

단단한 땅바닥 움켜 쥐고 바둥 대다 잊혀지는

헛기침 같은 모습들

 

속는 줄 알면서도 속는게 시(詩)라고, 사는 일이라고

눈을 뜰 수록 껍질만 소복해지는 밥그릇 비우다가

문득

나는 누가 떠밀었을까


흙 한줌 움켜쥘 면목도 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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