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 골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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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 골목
웅크린 몸들
지붕 잇대고
궁핍을 나눠 갖는 시린 동네
고만고만한 삶과 소란스러움이
똬리를 틀고
구획에서
밀려난 사람들 어둑히 오갔을
달빛 더듬거리며 세월의 귀를 열고
실어증에 안부 묻는
막다른 골목 벗어나지 못하는
손금 보듯 길들어진
목말라 사는 동네
동의어 닮은 꼴 하나씩 찾는
허기진 이웃을 데우던
야윈 나눔의 손들
만연한 힘듦을 견뎌낸 남루
몸으로 때우는 일감
졸린 눈꺼풀 붙잡으며 푸념으로
맥없이 하루를 밀어 넣는 웅얼거림
일용직 가장들
막걸리 몇 잔에 허물어져
계절은 여인네 움푹한 눈에서 피었다 지고
허리끈 졸라매는 눈시울 적신
구멍 난 쪽창
달빛 다가와 가슴앓이 쓰다듬어주는
얼룩지며 지내 온 정
서러움에 흠씬 매 맞은
오랜 아픔의 골목
달빛 발걸음 멈칫 동동 구르고 있다
댓글목록
선아2님의 댓글

우리 서민의 삶을 어찌 이리도
공감할수 있게 잘 엮어 놓으셨는지요
잘 보고 갑니다 목헌 시인님
목헌님의 댓글

행복하십시오..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