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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의미의 하루 부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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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운전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1,454회 작성일 17-10-30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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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의미의 하루 부위

시뻘건 조명 받은 식육점 덩치들이 행인들을 바라보면서 의미 없는 의미를 주름잡으면서 삼겹살이네 등살이네 갈빗살 하면서 칼질의 요령에 따라 그냥 쓸려나간다

유모차를 밀면서 가고 있는 노파의 등에 올라탄 허공의 무게는 그저 그렇게 아무런 말도 못 하고 시선 떨군 바닥에 밀려 아무런 말도 하지 못 하는 한숨들이 앞장서서 노파를 데려간다

병원 입원실에 실시간으로 죽음들이 달려들었고 그 죽음들의 표정에는 짧은 기억들이 무작정 매달려서 오는 사람 가는 사람들의 시간을 도려내고 있었다

말을 하면 말이 사라지는 정오 무려 쯤에는 미장원에서 담겨 나온 머리카락의 외출시간이 길어진다. 멀리 가지도 못하면서 잘린 부위만큼 아무런 생각도 할 수가 없다

다시 또 식육점 안에서 덜렁거리면서 허접스러운 말로 대화를 나누는 하루의 한 부위에는 숙명처럼 따라붙는 값어치의 계산들이 질타 아닌 질타로 붉게 전염되었다

저녁쯤에 어떤 사람과 만나고 어떤 사람과 싸우고 술 마시고 비틀 거리면서 돌아오는 골목길 입구는 그 사람 이름을 기억하지만, 그 사람 하루를 기억하지 못한다

빈손이다 그렇게 한 부분들이 떨어져 나가고 또 다른 군살 같은 부위들이 자리를 차지할 때 겨우 한 번쯤 불러 보는 자신의 이름이 왜 그렇게 잘게 잘게 토막이 나서 눈을 막고 코를 막는지

나는 아직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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