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부 먹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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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부 먹는 날
아냐 놀래지 말어,
감방에서 나온 날은 아니야
내 마음 각지고 모질다 할 때
난 엄마의 손 맛을 생각하지
둥굴게 뭉쳐 팔려 온 콩비지
신 김치 며르치 함께 끓여져서
내 마음, 부글부글 활짝..
사관생도의 각진 바지 같이
태어나서부터 정사각형, 직사각형
두부 같이 각진 삶 살던 대쪽 아버지
그래도 속은 연두부였었지
요즘은
생식용 구이용 찌개용 등 등
살짝 다른 맛으로 제 잘났다 뽐내며
냉장 진열대에 앉아
허가 난 호객행위...
순수 순백의 청순함에
사랑받던 두부, 유통기간은
구멍가계 주인의 한 마디
"오늘 들여온 거야"
두부 성찬의 날, 아버지 손에
크게 사각으로 저며진 양념 두부
불고기 흉내를 내며
적쇠에 갇혀 지글지글
하얗고 푸른 연기에 눈물이 글썽
두부 한 모판의
뀅 대신 닭!
가족 파티 열린 날
댓글목록
부엌방님의 댓글

콩은 버릴게없죠
두부는 더욱 골고루
맷돌에 갈아야 제맛이지요
가마솥에 끌여야 참나무에
두부는 잔칫날의 기본이지요
순두부 비지 연두부 모두부
잘먹고 갑니다
맛살이 시인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