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월---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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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월涯月 / 백록
빌레못동굴의 미로를 뚫은 용암의 전설이 뚝 끊겨버린 해발의 낭떠러지를 따라 문득 떨어지는
애처로운 달빛이다
이윽고, 시커먼 물살을 무지막지로 찢어발기며 허옇게 드러내는
뼈들의 혼빛 사위
철썩 철썩
여기는 피안과 차안을 넘나드는 문턱 같은 해안
그 극한의 경계에서 무애無碍의 해탈을 꿈꾸며 애를 끓이던 중생의 망막으로
불현듯, 출렁이며 밀려드는 억장 같은 문체들
아니다, 저건 필시 무량의 대장경일 것이다
한바탕 대자대비 대자연을 품은
무아지경 속 초월의
아차 싶은 찰나
근처 기슭엔 부처님 손바닥 같은 선인장들
보란 듯, 가부좌를 틀고 있었다
당신은 영원으로 비친
나의 백년초
아!
댓글목록
주손님의 댓글

달빛 슬피 떨어지는 애월,
민박하며 밤 애월의 방파제를 걸었던
기억이 새록새록 납니다 ㅎ
한도 없이 펼쳐진 바다, 무량의 대장경,,,
밝고 편한 하루 되시길요^^**
김태운님의 댓글

막상 올려놓고 고치고 고치고
늘상 하는 일이네요
애월의 기억 오래 간직하소서
감사합니다
두무지님의 댓글

모진 바람에 씻긴 수많은 돌 만큼
세심하고 정갈한 내용이 오랜 시간 짜내신 작품 같습니다.
따라서 제주에 향수를 듬뿍 느끼고 갑니다
평안을 빕니다.
김태운님의 댓글

저는 워낙 급한 성질머리라서
오랜 시간 묵히질 못합니다
그래선지 전 묵은 김치보다
겉절이를 좋아하나 싶네요
문제지요?
ㅎㅎ
감사합니다
최현덕님의 댓글

백록에 걸친 달이
무량의 대장경으로 읽혀집니다
그 달빛에 그대와 뭇길을 걷고 싶어라
좋은 글 잘 보았습니다
김태운님의 댓글의 댓글

ㅎㅎ, 제 모가지로 걸친 건
대장경이 아니라 주름살 잡문일 뿐이랍니다
달빛도 요즘은 예전 같지 않네요
세월 탓인지 먼지 탓인지
ㅎㅎ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