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색, 아비정전
페이지 정보
작성자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438회 작성일 19-04-19 09:44본문
각색, 아비정전* / 백록
나라 잃은 19세기 같은 20세기 와중에 엉겁결의 섬에서 태어나 허겁지겁 허기와 부대끼며 갈 지자로 우왕좌왕하다
끝내 허망으로 갇혀버린 21세기 어중간의 골방에서 막을 고하려는 어느 사내의
죄와 벌 같은 몰골의 내막을 생의 줄거리처럼 훔칩니다
흐릿한 잿빛에서 어느덧 허옇게 새어버린
구름 같은 당신의 얼룩진 세월은
새처럼 날고 싶어 한때 회오리를 품던
바람끼의 파란만장이었지만
머잖아 그 만장은 깃발이 되어
혹은, 명정으로 몇 자 읽히며
애써, 초혼의 빛줄길 붙들고
당신을 배웅하겠지요
물컥, 물밀 듯 한라산 산더미처럼 밀려오는
밀물, 그 물질의 밀어들
이어도 산아 이어도 산아
그 기슭 여기는 지금 망망대해
시네마천국의 극장 같은
곳 또는 곶, 여기는
당신의 요람 같은 이어도가 일몰을 품고 출렁이는
큰개마을 자장코지 끄트머리랍니다
얼마 후, 당신의 첫 터무니
애초의 자궁 속처럼
한껏, 편안해질
-----------------
* 홍콩영화 제목 차용
댓글목록
주손님의 댓글
주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망망대해를 바라보고 살아온 생을 반추하시는
시인의 모습 아득합니다
참 잘 사셨고요 ㅎㅎ
잘 보았습니다 백록님!
김태운님의 댓글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제 생을 반추하는 걸로 보셨군요
아무튼 그런 생이 있습니다
그 기슭에...
감사합니다
최정신님의 댓글
최정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섬 안에서 시의 지평이 만 평이니
시인님은 부자 중 부자이십니다 ㅎ
김태운님의 댓글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ㅎㅎ, 만 평은 이 섬이고요
저는 그 구석 한 귀퉁이 한 뼘일 뿐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