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박을 먹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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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박을 먹으면서
적당히 차가운 수박이
냉장고에서 걸어나와
교자상 위에 눕는다.
빨간 속살을 드러낸다.
촘촘 까만 씨알들은
일렬종대로 도열하여
하명을 기다린다.
수박을 잘 먹는 사람은
속살의 단맛과 씨알의 고소함을
함께 즐기는 사람이다.
수박을 잘 못먹는 사람은
촘촘한 씨알들을 불평하는 사람이다.
그러나 정말로 수박을 잘 먹는 사람은
씨알을 뱉어내는 사람이니
그는 생명의 법칙을 아는 사람이다.
수박 한 통은 하나의 열매이다.
그러나 한 통 수박 안에는
얼마나 많은 씨알들이 있는가?
한 통의 수박 안에
씨알이 몇 개인가는 금방 알 수 있다
그러나 한 알의 씨알 안에
수박이 몇 개 들었는가는
조물주만 아는 영원한 신비이다.
사람들은 한 통의 수박 안에 있는
씨알들을 헤아리며 살지만
조물주는 한 알의 씨알 안에 있는
수 많은 수박으로
인생을 행복하게 한다.
댓글목록
부엌방님의 댓글

꽃이지면 열매를 맺고 열매를 먹으면서 씨를 살피는 인생을 살피시는 시간
인생민세 시인님 즐거운 하루 되셔요
인생만세님의 댓글

네 오늘 수박 한통 사서
시원한 주말 보내시지요.
부엌방 시인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