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이 살아있는 그런 집이 좋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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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321회 작성일 19-04-23 09:28본문
서정이 살아있는 그런 집이 좋으리
아무르박
마당이 넓은 집보다 후원이 있는 집이 좋으리
북향에 머리를 둔 신호대가 울을 치고
어린아이의 키를 훌쩍 넘는
쪽창을 얕잡아 보는 바람의 길목이 좋다
추녀 끝에 낙숫물이
집의 그림자를 허물고 스스로 길을 내는
흙 도랑의 음습함이 좋다
산비탈에 축대를 쌓아 모름지기 텃밭을 일구리
서너 개의 돌계단을 오르면
볕 마름이 좋은 장독대에 햇살 한 가마니 풀어놓고 싶다
산 그늘도 숲에 드는 별이 없는 밤에
둥지 잃은 새 한 마리 집을 찾아오라고
솟대를 세우고 싶다
그런 밤에는 풀벌레도 해설피 울었으리
울음의 곡절 끝에 흰 새벽이 오면
한 아름에 울을 보듬어 맺은 꽃의 윤슬
낮보다 밤이
밤보다 새벽의 서정이 살아있는
그런 집이 좋으리
댓글목록
선아2님의 댓글
선아2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자연과 함께 하는 그런 집인것 같습니다
후원이 있고
장독대가 있고
솟을 대문이 있고 쪽창이 있고
시라도 한수 읊어내리는 소리가 들릴것 같습니다
잘 보고 갑니다 아무르박 시인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