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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이 살아있는 그런 집이 좋으리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326회 작성일 19-04-23 09:28

본문

서정이 살아있는 그런 집이 좋으리

아무르박

마당이 넓은 집보다 후원이 있는 집이 좋으리


북향에 머리를 둔 신호대가 울을 치고

어린아이의 키를 훌쩍 넘는

쪽창을 얕잡아 보는 바람의 길목이 좋다

추녀 끝에 낙숫물이

집의 그림자를 허물고 스스로 길을 내는

흙 도랑의 음습함이 좋다

산비탈에 축대를 쌓아 모름지기 텃밭을 일구리

서너 개의 돌계단을 오르면

볕 마름이 좋은 장독대에 햇살 한 가마니 풀어놓고 싶다

산 그늘도 숲에 드는 별이 없는 밤에

둥지 잃은 새 한 마리 집을 찾아오라고

솟대를 세우고 싶다

그런 밤에는 풀벌레도 해설피 울었으리


울음의 곡절 끝에 흰 새벽이 오면

한 아름에 울을 보듬어 맺은 꽃의 윤슬

낮보다 밤이

밤보다 새벽의 서정이 살아있는

그런 집이 좋으리


댓글목록

선아2님의 댓글

profile_image 선아2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자연과 함께 하는 그런 집인것 같습니다
후원이 있고
장독대가 있고
솟을 대문이 있고 쪽창이 있고
시라도 한수 읊어내리는 소리가 들릴것 같습니다

잘 보고 갑니다 아무르박 시인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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