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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의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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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63회 작성일 19-04-24 23:35

본문



저녁의 얼굴



아무르박



사람들이 빠져나간 시장

분주한 저녁이 빠져나갔다

발걸음의 뒤축이 흔들린다

오래 전에 무너진 어금니처럼


공복에 두 얼굴

술을 밥처럼 안주를 반찬처럼

부르주아의 저녁이다


술도 밥도 아닌 돼지의 저녁

늑대의 시간이 두렵다

초침에 포로가 된 어둠이 무겁다

담벼락에 앉아 얼굴을 닦는 고양이처럼


다시 돌아가 네 꼭짓점을 이어놓을 벽

걸어둔 방문에 허방을 빚어놓은 창

꼭 다문 입술의 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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