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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사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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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작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51회 작성일 19-04-27 22:21

본문

노란 냅킨 두르고

봄을 한 입 베어 문 동백나무 동박새

붉은 여흥 즐기다가 꺼-억 트림하며

이 친구들, 직박구리 어디 갔나?

 

모퉁이 돌아 언덕배기

열매 잃고 가시 세운 산사나무 빈가지에

-얀 화폭의 고요를 흔들며

봄 농사 분주한 직박구리 한 무리

휘파람 뿌려놓고 햇살 심은 가지마다

부푸는 햅쌀이 한 말이다

 

바람에 바람난 봄

이 산을 기웃 저 들에서 히죽

바람보다 잽싼 발길로 노닐더니

 

무너진 두옥 헛간

임자 없는 두엄 냄새에 코를 벌름 벌름

못난 아들 따라 도회로 보따리를 쌌을까?

두견새 울음 따라 북망산천 갔을까?

 

햇살 성가신 등살에

할멈 따라 서녘 간 줄 알았는데

짧은 한나절이 아쉬운 봄

햇살에 취한 하얀 꼬리가

산사나무 가지 끝에 꼬물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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