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말은 거짓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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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말은 거짓말 /추영탑
솟대 위에 앉은 새처럼 먼 곳만 보고 살았다
사랑하지 않으려고 널 쳐다보지도 않았다
시들지 말라고 만지지도 않았고,
웃음 헤프게 입은 왜 그리 크냐고 탓하지도 않았다
그냥 네 맘대로 살라고는 했다
새하얀 피부, 긴 목, 사발만한 입,
그리고 내가 모르는 속내까지,
저 가는 발자국대로 살라고 놔 둔 것 뿐인데
네 향을 실어오는 철부지
바람은 왜 이 쪽으로만 머리를 돌리고
네 안부를 안다는 빗소리는 왜 내 발치로만
빗금을 긋는가
내 신경 열어둔 일 없어도
널 보았다고 탱자나무에 몰려온 깃털 가벼운 참새들
소문, 낭설, 풍설에 지라시까지 읽어대며 떠드는가
서리 맞고도 헤실대는 저 장승처럼
나는 아무런 관심도 없는데
세월은 왜 하릴 없이 그녀에 대한 백 가지 소문만
물어 나르는가,
나는 백합꽃(百合花) 너를 죽어도 모른다는디
댓글목록
작손님의 댓글

아니라고 아니라고 고개를 돌리면서 마음으로 훔쳐보는 우리의 정서...
추영탑 님의 그리움이 울음보다 간절한 것 같군요. 잘...
추영탑님의 댓글의 댓글

반어법이지요.
백합은 아직 안 피었지만 백합을 사랑합니다.
그 진한향에는 아무도 거부하지 못할 사랑이 들어있습니다.
나비보다는 벌이 즐겨 찾는... ㅎㅎ 감사합니다. *^^
주손님의 댓글

백합의 이른 방문에 넋을 놓으셨나요 ㅎ
그리움의 순결한 첫사랑이 불쑥 현전 하던가요
봄 오후가 나른합니다
감사합니다 시인님^^**
추영탑님의 댓글

연한 줄기는 식용 할 수 있고, 구근은 약용으로 쓰인 답니다.
그렇게 진한 향을 내뿜는 첫사랑이 있었을까요?
미리 품어보는 백합의 향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라라리베님의 댓글

백합향은 너무 진하지 않나요
예전에 백합으로 장식한 옆에 앉은 적이 있는데 너무 진해서
잠시 취하는 것처럼 느꼈던 때가 있거든요
시를 읽으니 그때 받았던 느낌이랑 비슷합니다
전 근데 프리지아나 장미향을 훨씬 좋아하는데
추시인님은 꽃박사님이시라 꽃향은 다 좋아하실 같네요
꽃을 소재로 이런 시를 쓰실 수 있다니
정말 대단하십니다
잘 감상했습니다~
추영탑님의 댓글

집에 작은 화단이 있는데 다닥다닥 붙어있는 꽃나무와 화초들이
너무 갑갑해 합니다.
너무 비좁다구요. ㅎㅎ
백합은 꽃대만 거의 다 자랐을 뿐, 꽃은 오월말이나 6월쯤에 필 텐데
미리 데려왔습니다.
그보다는 홍장미, 황장미, 넝쿨기 꽃 멍울을 키우고 있어 머잖아 장미향도 음미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장미가 거의 지면 백합이 필 테지요. 집에서 기르는 꽃 외에는 백지입니다. 7월 쯤이면 무궁화
두 그루도 연보라 꽃을 피우겠지요.
지금 곧 영광 백수로 가족 여행을 갑니다. 라라리베 시인님 댓글은
내일 오후에나... ㅎㅎ 감사합니다. 라라리베 시인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