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흐리고 맑음 > 창작시의 향기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창작시의 향기

  • HOME
  • 창작의 향기
  • 창작시의 향기

     ☞ 舊. 창작시   ☞ 舊. 창작시   ♨ 맞춤법검사기

 

▷모든 저작권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 무단인용이나 표절금합니다
▷시스템 오류에 대비해 게시물은 따로 보관해두시기 바랍니다
1인 1일 1편의 詩만 올려주시기 바라며, 초중고생 등 청소년은 청소년방을 이용해 주세요
※ 타인에 대한 비방,욕설, 시가 아닌 개인의 의견, 특정종교에 편향된 글은 삼가바랍니다 

한때 흐리고 맑음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420회 작성일 19-05-03 18:46

본문




한때 흐리고 맑음



아무르박

찐 계란에 사이다보다는

김밥이 먹고 싶어 가슴에 설렘이 가득했던 소풍 전 날


장롱 속에

더러는 보란 듯이 장식장에

라디오보다 대접을 받던 흑백 티브이

내일의 날씨를 말씀드리겠습니다


구수하지만 컬컬한 목소리의 남자가

한 손에는 검정 매직펜과

다른 한 손에는 짧은 지휘봉을 들고나왔다


흰색 마분지 위에 등고선 같은 기압골이 흐르고

구름에 가려진 듯한 그 중심에 한반도가 있었다

일본 열도 넘어 태평양을 낀 해양세력과

멀리 만주 벌판을 넘어 몽고고원의 대륙세력

그리고 부동의 항을 꿈꾸며 그 틈을 호신 탐탐 노리는 시베리아 대륙의 사이

고기압과 저기압은 날마다 세력다툼을 벌였다


동과 서를 사십오도 빗금을 그은 두 줄의 기차길

언제 우리가 원했던가

민족의 벽이 되어버린 분단의 장막을 들추고

해양과 대륙의 세력이 충돌했다

탁구의 핑퐁 게임같이 주고받는 고기압과 저기압의 기압골


고고고 저저저

사슬을 이어놓고 지리멸렬하게 꿈트는 생명


과학적인 상식은 없었지만

맑고 건조한 태평양의 해양세력이

한반도에 진출해 주기를 얼마나 고대했던가

그래서 내일의 날씨는

콩나물 시루 같은 교실에서 도시락을 까먹는 일이 없기를

찢어진 우산이거나 그도 아니면

우산 살이 부러진 구멍 난 운동화

비 오는 날의 교문 밖의 풍경은

아이를 기다리는 어른들의 설렘이 우산을 펼쳐 든 바른 손에

할머니의 지팡이처럼 들려있었다

소풍 날 비가 오는데

아이들이 모두 교문 밖으로 떠나간 그 후에

우산도 없이 집으로 간다

이 참담함은 악몽 같은 시나리오

하지만 어머니의 김밥을 먹을 수 있다


자정을 넘어서면

습관처럼 열어보는 오늘의 날씨

애플리케이션

비가 올 확률은 시간 단위로 퍼센트를 표기한다


한 때 흐리고 맑음


세상의 시인들이여

우리 사는 세상의 풍경은

또한 인생은

이처럼 함축된 시어 이기를


댓글목록

Total 130건 1 페이지
창작시의 향기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130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5 05-13
열람중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1 05-03
128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1 05-01
127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5 04-29
126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5 04-26
125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3 04-25
124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4 04-24
123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6 04-23
122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42 04-22
121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74 04-20
120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4 04-19
119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6 04-18
118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1 04-17
117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82 04-16
116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2 04-15
115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8 04-14
114
신춘문예 댓글+ 5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9 04-13
113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9 04-12
112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46 04-11
111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8 04-10
110
집이 운다 댓글+ 1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2 04-09
109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49 04-08
108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6 04-07
107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6 04-04
106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8 04-02
105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9 04-01
104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4 03-31
103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2 03-30
102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4 03-29
101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8 03-28
100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8 03-27
99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6 03-26
98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4 03-25
97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6 03-24
96
상술 댓글+ 1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4 03-23
95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2 03-22
94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2 03-20
93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1 03-19
92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9 03-18
91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3 03-15
90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8 03-14
89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8 03-13
88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2 03-12
87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2 03-11
86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6 03-08
85
종로에 가면 댓글+ 1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4 03-06
84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3 03-05
83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9 03-02
82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4 02-20
81
술국 댓글+ 1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0 02-18
80
나무의 그늘 댓글+ 1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6 02-15
79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8 02-14
78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7 02-13
77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2 02-12
76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3 02-11
75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8 02-08
74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6 02-04
73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2 01-30
72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8 01-22
71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7 01-21
70
쑥대머리 댓글+ 2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7 01-20
69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6 01-15
68
부부싸움 댓글+ 4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8 12-29
67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7 12-11
66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09 12-02
65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5 11-23
64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6 09-22
63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6 09-14
62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2 09-12
61
초록물고기 댓글+ 1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5 09-04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