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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벚꽃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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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박종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41회 작성일 19-05-04 16:13

본문

산벚꽃 노래

- 박종영

늑장 부린 산벚꽃 흐트러진 머리
빗질하여 매무새 가다듬은 능숙한 손놀림 하며,
풀 먹인 고이 적삼 곱게 차려입고
야릇하게 부르는 목소리 듣고 눈을 감으니,
조금은 비난받을 음탕함으로
뇌리에 아주 또렷하게
산벚꽃 요염한 몸뚱이가 보이는데,
하얀 목덜미 아래 도톰한 능선 두 개,
다시 그 밑으로 한 뼘 짚고 내려가면
오목한 물웅덩이 패인 자국
지나간 날을 잊은 듯 얌전을 빼고 앉아 있고,
볼록한 평원을 지나 아래로
더 깊게 눈을 돌리면 무성한 수풀 헤쳐야 다다르는 곳,
욕망이 가득하여 황홀한 밤으로만 달려가는
천상의 옥문(玉門) 열리는 새벽,
그 문 여는 날은 초록 불씨를 지피는
산 벚꽃 만발하게 피는 날,
깊고 깊은 연못 하나 철철 넘쳐
산지사방으로 흘러가는 날, 봄은 늙어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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