歸路 > 창작시의 향기

歸路

문을 열어 달라.  나는,

황야에 돌아온 늙은 늑대

황야의 붉은 대지에 엎드려

삶과 죽음을 초월한 회색 눈빛은

삶을 지탱하던 열정과 집념에 버무려진 발자국을 응시한다

나의 오아시스 붉은 황야

무리에서 기꺼이 이탈하여 돌아온 나의 땅에서

어리석은 열정과 무모한 집념을 움켜쥐고 있던 발톱을 이완시킨다

나의 코를 스치는 붉은 오아시스의 향기

나의 눈에 비치는 석양의 그림자

석양의 그림자가 발자국을 덮는 시간

결핍이 나의 영혼을 날카롭게 벼릴 때

비로소, 머리를 높이 들고

비워낸 영혼에 차오르는 황홀한 고독을 노래한다

순도 높은 자아의 각성

나는 외로움을 사랑하는 자

결핍의 운명을 기꺼이 받아들인 자

입벌린 무덤 앞에서 신발을 벗어들고

나의 노래에 내가 귀 기울이는 이 순간

나의 어깨를 내가 감싸안는 이 순간

그대여!

연민과 용서를 나의 머리에 부어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