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머리에 물들이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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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1건 조회 664회 작성일 19-05-07 20:48본문
어머니 머리에 물들이던 날 / 최 현덕
오후의 햇살이
정 남향 창살을 비집는 한여름 때
어머니의 질문이 질문을 해요
“몇 번이나 더 해 줄래?”
검정손가방,
겉모양은 주인 잃어 덩그러니, 하지만
지퍼를 열면 생전 모습대로 머리염색도구는
숱한 시간들을 차곡차곡 사리고 있어요
한 움큼 흘린 눈물방울 참빗 사이에 쩔어 있고
갈피 못 잡던 모난 세월 대빗에 뭉쳐 있지요
흰머리 감추기 위해 늘 수건을 쓰던 어머니께
맨 처음 염색 해 주던 날 어머니는 경대 위
아버지 사진을 보며 묘한 미소를 띠셨어요
염색해 드린 다음 날 어머니는
금이 간 땅을 밟으며 노심초사 광주리를 이고는
“생선 사이소, 자반 고등어 사이소”
전심전력 애태움을 걸치고 천지를 헤맸지요
“몇 번이나 더 해 줄래?”
“그걸 내가 어떻게 알아요”
무심코 툭 내뱉은 말 때문 인가요
나는 궂은 날이면 난쟁이가 돼요
‘백 살까지 해 드리께요’말 못한
어머니 머리칼에 물들이던 그 시간이
오래고 긴 세월동안 먹물 되어 흐릅니다
좀 더 잘 해 드릴걸, 껄, 껄, 껄
후렴 가사 같은.
댓글목록
쿠쿠달달님의 댓글
쿠쿠달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가슴이 짠하네요. 어머니 염색물들이던 날. 시인님 효자시군요. 저도 아들이 염색하다가
머리숱이 징하게 많다고 해서 염색방으로 갔습니다.
최현덕님의 댓글의 댓글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어머니와 함께한 지난 세월은 모두가 후회스럽지요.
좀 더 잘해 드릴걸 하는 후회 막심입니다.
고맙습니다. 시인님!
임기정님의 댓글
임기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역시
나
짠하게 읽었습니다 최현덕 시인님
잘 내시죠
최현덕님의 댓글의 댓글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반가운 산지기 왕초 어른!
짠하게 보셨다니
눈물주 한잔 올립니다.
자~아 9988231 가즈아~!
라라리베님의 댓글
라라리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고생하시는 어머니를 보며 마음이 항상
아려오셨을 것 같습니다
저도 마음 한구석이 언제나 물기가 있는 것 같이
축축했었거든요
못다 해드린 말도 손한번 잡아보고
가만히 안아드리고 싶은 그리움도
이젠 먼하늘만 속절없이 바라봐야 하네요
최시인님은 그래도 후덕한 성품으로
어머니께 참 듬직한 아드님이셨을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잘 읽었습니다
최현덕님의 댓글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축하드립니다.
다음 수순은 거침없이 쭈욱 가는겁니다.
문단에 빛나는 별!
3월의 우수작! 감축드립니다. 갑장님!
주손님의 댓글
주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먹먹한 어버이날의 아침입니다
어머니에대한 잔상은 모든 자식들의 아픈 응어리라 공감해 봅니다
잘 읽고 나갑니다
감사합니다.
최현덕님의 댓글의 댓글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어버이 은혜는 시간이 갈 수록
가속페달을 밟는거 같습니다
동감해 주신 주손 시인님! 감사드립니다
정석촌님의 댓글
정석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펼치는 페이지마다
눈꽃이 소록소록 쌓여 담겼습니다
시린 자국이 군데 군데 발자국처럼 찍혀 있고요
하물며 오늘이라니요, 더구나 **
석촌
최현덕님의 댓글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어버이 날이라고 가까이 사는 딸이 손주와 함께 재롱을 떠는군요 어머니가 갑자기 생각났습니다
뭐 저에겐 특별한 날이 아닌데 그렇게 느끼게 하는군요
손주녀석들이
고맙습니다 석촌 시인님!
은영숙님의 댓글
은영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최현덕님
사랑하는 우리 시인님! 반갑고 반갑습니다
돌아가신 모친의 유품을
바라보면서 가슴으로 우는 동생을 봅니다
아들 손으로 물들여 줄때 흐믓 하셨을것입니다
아우님의 회상 속에 마음 짠 하게 눈시울 적시고 갑니다
효성 지극한 우리 시인님 마음 달래드리고 싶습니다
잘 읽고 갑니다
건강 챜크는잘 하시는지요? 걱정 됩니다
편한 쉼 하시옵소서
추천 드리고 갑니다
사랑하는 우리 아우 최현덕 시인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