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 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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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6건 조회 562회 작성일 19-05-12 13:41본문
풀, 풀
그 붙임성 좋은 것들 말이야
띠지에 풀칠을 하면 구포 국수 한 다발이 붙고
목구멍에 풀칠을 하면 목숨이 붙고
메마른 흙 바닥에 풀이 나면 갈라진 땅이 붙고
햇빛이 풀처럼 칠해진 풀등에 풀벌레가 붙고.
사람의 목숨은 얼마나 가벼워 밥풀에도 붙는가
딪은 땅을 풀로 붙이는,
산것들의 발걸음은 얼마나 가벼운가
풀로 이어 붙인 바람은 풀벌레들의 긴긴 악보,
그래서 풀이 말라버린 겨울이면
흰눈을 밀가루처럼 햇살에 푸는 것이다
풀기를 잃고 괜히 들뜨는 저녁이면
어디라도 마음을 붙여 보려고 이리저리 나부끼다
밥알처럼 비벼 뭉갠 눈을 겨우 붙이고
쓸쓸한 등을 우표 뒷면처럼 축축한 온기에 녹여 붙이고
내일을 향해 부쳐 지는 것이다.
풀, 풀,
밥풀이고 *소풀이고 그 산 목숨 붙이려고
으깨지고 밟히는 것들 말이야
*꼴의 방언
댓글목록
점선님의 댓글
점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잘 감상했습니다.
싣딤나무님의 댓글의 댓글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방문 감사드립니다.
쓰도 쓰도 부족한 시를 잘, 감상해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작손님의 댓글
작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풀과 풀 그리고 목숨의 시간들을 마구잡이로 으깨어 붙여버렸군요 그 발상 참 멋집니다 잘...
싣딤나무님의 댓글의 댓글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풀, 풀, 풀이라해도, 풀이라 해도 다 아름다운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너덜길님의 댓글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는 비유로 이루어진 집이라는데 찰진 비유로
잘 붙인 책장을 보는 듯 합니다. '딪은'은 '딛은'의 오타로 보이는데...
싣딤나무님의 댓글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오타 지적 감사합니다.
어렸을 때 받아쓰기 방~~~점이였어요.
받아쓰기도 않되고 스스로 쓰기도 어렵고..
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