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묘지 묵시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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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묘지 묵시록
평생을 백수로 지낸 사나이
어느 날 공동묘지를 배회하는데
이곳은 죽어 마지막 쉬는 곳
누가 시비나 다투지도 않고
타인을 괴롭히지도 않는 건
죽어 고이 잠든 영혼뿐이었지,
곳곳에 대리석으로 조립된
아담한 석각도 정성껏 널려 있고
혹여 이웃 조형물과 바뀔세라
죽어서도 명패를 내 걸고 있는데
이러한 공간을 누리며 지내기는
내가 죽어야 가능했을까?
세상을 편안하게 쉴 수 있는 건
사후세계나 가능하다는 것을,
삶과 죽음 현실적 괴리
지금껏 꺾이지 않은 아집을 후회했었지
평생을 남을 위해 진정으로
한 번이라도 죽어 지낸 적이 있었던가?
하다못해 죽는시늉이라도...
지난 삶을 반성하는 순간
한없는 슬픈 비애가 사무쳤지,
돌아서는 발길 하얀 눈보라가 가로막는
지난 어느 해 겨울
소복이 쌓인 눈 정신없이
쓸고 닦고 홀로 밤을 새웠지.
댓글목록
김태운님의 댓글

ㅋ...
삼가 조아리다 물러갑니다
그 묵시록 앞에서...
두무지님의 댓글의 댓글

마음 속으로는 아닌체 하면서
체면치레 같은 생각을 써 보았습니다
상대를 위해서 죽어 산다는 것,
결코 쉽지않은 생각 같습니다
평안을 빕니다.
주손님의 댓글

공동묘지에 서면 왠지 숙연해 집니다
인간이 돌아가야할 본향,
아귀다툼 해봐야 다 그곳에서 만날것을,,,
벌써 여름햇빛이 서립니다
건안 하시길요!
두무지님의 댓글의 댓글

죽으면 모두가 가는 곳,
살아서 한번 쯤 죽어지내는 모습도 좋을듯 싶습니다
덥습니다
평안을 빕니다.
부엌방님의 댓글

죽음앞에서거나 그 옆에 서 보면
처음으로 돌아가고 싶은 것입니다
슬픔니다
두무지 시인님
더위가 시작됩니다
건강하시길 빕니다
두무지님의 댓글

죽음은 서글프지요
그러나 한번 쯤 상대를 위해서 자신이 죽어 지내는 것도
때로는 모두에게 득이 될성 싶습니다
평안을 빕니다.
하늘시님의 댓글

사후세계를 가져다 주시네요..
엄숙하게 살 수 있도록 몸 덩어리라도 잘 간수해야 되는데
어찌할까요..
서글프게 머물다 갑니다
고맙습니다
두무지님의 댓글

살아서 한번 쯤 상대를 위해서 죽어 준다면
기존의 질서가 훨씬 부드러울 것 같습니다.
아집에 가득찬 지금의 현실을 공동 묘지 질서에 비유해 봅니다
평안을 빕니다.
힐링님의 댓글

죽음 가까이 다가선다는 것은 둘 중에 하나인 것 같습니다.
하나는 살만큼 살아서라는 현실적인 생의 유한성이고
또 하나는 현실에서 더 이상 안주 할 수 없어 본향을 향하고
이상심리에서 오는 갈등의 고리를 풀고자 하는 열망 입니다.
어느 쪽이든 쉽게 결정을 내리는 것 같지만
이런 죽음이란 묵시록라는 정화작용을 통해서
생을 활기를 찾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죽고 싶어도 죽을 시간이 없다는 그 사람들은
행복이란 참으로 단순하다라고 여겨집니다.
이 묵시록 앞에서 서니 착자한 심사가 정화되어
출발이라는 화두 하나를 들고 갑니다.
도무지 시인님!
두무지님의 댓글

지방에 다녀오느라 인시가 늦었습니다
늘 찾아주셔서 고마움,
감사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