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의 날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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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7건 조회 421회 작성일 19-05-18 08:50본문
섬의 날개들 / 백록
바람이 밤새 탕탕 창문을 두드립니다 이 섬의 바람은 애시당초 날개가 달렸답니다 날개 달린 바람이 씽씽 붑니다 불현듯 이 섬이 솟아오르던 날 이 섬의 돌들도 바람처럼 날개를 달았겠지요 사방팔방으로 날아오르다 더러는 한바당으로 뛰어들었겠지요 물론 이 섬의 남자들도 천성적으로 바람의 씨앗을 품고 날갯짓하다 무명초 홀씨처럼 훌훌 떠났지만 이 섬의 여자들도 언제부턴가 날개를 달기 시작했지요 비바리라는 바람의 딸로 태어나 날개 딸린 돌 같은 똘로 숨 고르며 하늘같은 서방이며 할락산 같은 오라방이며 금상 같은 아들을 위해 파도 속을 파고들었지요 제 허파 같은 태왁을 가슴에 부둥킨 채 자맥질이라는 이름으로 천길 물속을 휘휘 저으며 날아댕겼지요
지금도 쉴 새 없이 바람이 붑니다 오늘은 비도 날개를 달고 떠들썩하게 날아듭니다 그러거나 말거나 비바람을 뚫고 쿠릉쿠릉 거리는 소리도 쇠의 날개를 달고 오르내립니다 아마도 이 섬의 바람이 무척 궁금했겠지요 날아댕기다 이 섬에 머무른 돌들의 근황도 덩달아 궁금했나 봅니다 어느새 새로 달린 주의보라는 폰의 날갯짓은 거들떠보지도 않은 채 어쩜 천국 같은 이 섬엔 사람은 물론 날개 달린 것들 천지랍니다
언제나 제자릴 지키며 묵묵히 서 있어도 금세 날아오를 것 같은
전설의 섬 이 섬이 품은 삶의 바람처럼
이제나 저제나
댓글목록
두무지님의 댓글
두무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제주에 비바람이 도착했나 봅니다
섬은 비장한 각오로 준비를 하는 것 같습니다.
자연의 온갖 날개들 푸른 초원이 들썩대는 모습!
비 피해 없이 잘 계시기를 빕니다.
김태운님의 댓글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예, 밤을 세워 붑니다... 탕탕
오늘 아침까지...
아마도 5,18을 알고 불어재끼는 듯
울음 같은 비를 품고...
감사합니다
grail217님의 댓글
grail217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오..
대단히 경이롭습니다..
날개..
바람..
섬..
전설 같은..
고맙습니다..
김태운님의 댓글의 댓글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늘 붙들고 허우적거리는 소립니다
감사합니다
grail217님의 댓글의 댓글
grail217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추천합니다..
하늘시님의 댓글
하늘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애시당초 날개가 달인 제주의 바람을 잡을 수 있는 것은
파도의 힘을 가진 비바리라는 바람의 날개가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삶의 바람이 끊임없이 불어 오듯 백록님의 詩 바람도 끊임없이 불어오니
참 좋습니다
오래 오래 바람부시기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김태운님의 댓글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섬... 돌과 바람과 여자
허구헌 날의 헛소리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