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날의 이별은 푸르고, 오늘의 이별은 하얗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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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의 이별은 푸르고, 오늘의 이별은 하얗다 /추영탑
만나고 싶은 마음 두어 달 쟁여두고
주고받을 말 하얗게 말려둔 내게 이별을 들고온 너는
나를 객창에 밀어 넣고도 아무렇지도 않은 듯
푸르게 웃는 항구다
이별을 말하려던 너의 입술은 파도를 밀고 오는
파도처럼 파란 색
네가 그렇게 이별을 더듬거린다면
나는 차라리 너를 벗어나 수평선을 넘어가는 배,
한참 뒤에, 한참 생각한 후에, 다시 돌아와
내 입으로 이별을 말할 것이다
네게서 듣는 이별과, 내가 말하는 이별의 색깔이
어떻게 다른지 그 생각 때문에 내 밤은 하얗게 탈색 되었다
차마 입 열지 못하고 내내 나를 따라다니던 너
그 고통을 돌려주려고 지금 네게로 가고 있다
생판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이방인인 척
거울이 그 동안 만들어준 가면을 쓰고
이제 이별에 대해서 이야기 하자,
듣는 너나, 말하는 내가 마음 아프지 않도록
이별에 하얀 색깔을 칠하면서, 나는 미뤄둔 두 색깔의
이별을 들고 너에게 간다
댓글목록
주손님의 댓글

두 가지 색갈의 이별속에 잠시 멀뚱해집니다
듣는 너나 말하는 내가 마음 아프지 않도록 ?
난독에 걸려 들었습니다 ㅎㅎ
감사합니다 ^^**
두무지님의 댓글

그날에 푸른 이별과,
오월의 하얀 이별 앞에 잠시 숙연해 집니다.
항구처럼 가슴을 열고 기다리는 마음,
떠난자와 기다리는 자의 이별을 섞어
하얗게 탈색된 아픔을 헤아려 봅니다
건필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