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 시학(詩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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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 시학(詩學)
그런날이 있었다
비는 숲으로 내리고
나무들의 초록이 빗방울을 타고
하늘 언저리에 푸른 멍으로 뭉쳐지고
있는데
나는 언제 시인이 되어 너에게
갈 수 있을까
흰빛의 끝을 돌아나오는 비안개 처럼
뭉클 뭉클 일어서는 생각들
손위에 뭉쳐 놓고 푸르스름 젖는데
숨소리를 바꾸면
나도 저 물기 흥건한 초록 일 수 있을까
오래된 살냄새를 씻을 수 있을까
다만 하나의 눈빛으로 너를 볼 수 있을까
발을 버리면
너에게 깊어져 다시 죽지 않고
봄마다 시퍼렇게 살아날 수 있을까
빗방울 하나가 눈썹에 매달려
눈속으로 뛰어 들 때 까지
흙을 놓고 하늘 속으로 푸르고 푸른
제 속말을 던지고 있는 나뭇잎을
밥도 잊고
바라 보던
그런날이 있었다
댓글목록
고나plm님의 댓글

부드러운 집요함으로...
바라보는,
굳이 시인이 아니더라도...
좋은 시, 잘 감상하였읍니다
종이비누님의 댓글

고나님 ..반갑습니다...오래전의 고나님이 생각나네요..ㅎㅎ
고나plm님의 댓글

?
종이비누님의 댓글

혹...오드아이..라고....3~4년 전 쯤......
고나plm님의 댓글

2017 년 3월 이군요
반갑습니다
늘 서로 보고만 있었죠
좋은 작품 많이 내 놓으셨더랬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