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까 능소화 피지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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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능소화 피지마라 /秋影塔
내 그리움이 담장 밖을 다 훔쳐보기 전에는
내 시듦을 운구하려고 달려오는 리무진의 시동을
꺼요
당신의 시선 밖에서는 시들고 싶지 않은 나,
더 시들기 전에 담장 아래 서 줘요
꽃이었다고, 아직은 꽃이라고 말해 주는
당신이 필요해요
이제 시간이 없어요, 머나 먼 길,
떠나온 별자리로 돌아가야 해요
나 있던 자리 빈 관엔 바람을 채우고
바람의 주검은 추억이 동승한 캐딜락이
운구를 하겠지요
발등에 찬 이슬 내려요
이제 우리를 연결한 기억이 매듭을
풀어야 할 시간
내 인연에 파문으로 남은 흔적이 당신이었다면,
그 지리는 언제까지나 VIP석으로 남아 있을 터
날 바라보는 당신의 눈으로, 이별에 채운
목줄은 풀어주고 아직 남은 눈물이 있다면
7, 8월 땡볕으로 꾸둑꾸둑 말릴 것
그렇다고는 하더라도, 아직 꽃일 때 만나요
꽃이었다는, 아직은 꽃이라는 말
나 떠나기 전에 당신이 준비한 에필로그,
한 구절에 꾹꾹 눌러쓴 진짜 이별의 말
그 말은 죽어도 싫어
그러니까 올 여름엔 능소화 피지마라
댓글목록
하늘시님의 댓글

능소화가 그리움의 담을 넘어가듯 큰별로 담장을 밝히고 있습니다
시체 하나마다 능소화가 아련하게 피었습니다
향기를 쉬이 주지않는 속 타는 그리움에 흠뻑 애타게 머무르다 갑니다
좋은 시에 자주 담을 넘어 엿봅니다 고맙습니다~^^
추영탑님의 댓글의 댓글

능소화를 좋아 합니다. 어떤 분은 남의 몸을 감고 오르는 게
싫다고도 하지만, 능소화만 보면 잠시 걸음을 멈췄다가 지나 갑니다.
아직 피려면 한참이나 남았건만 사랑과, 걱정과 아쉬움을 미리 가불해서
적어 봅니다. 우리집에는 없는 꽃, 꼭 구해서 심으려고 합니다. ㅎㅎ
감사합니다. 하늘시 시인님! *^^
주손님의 댓글

삼현육각 울리면서 어사화달린 익선관 쓰시고 백마호령하는
금의환향을 기원합니다,
올 여름 능소화는 찬란하게 피어 오르리라 기원하면서,,,
감사합니다 시인님!^^*
추영탑님의 댓글의 댓글

어사화가 능소화라는 얘긴 들었지만, 무슨 그런 호사까지야...
삼현육각은 폐하고, 그냥 울타리 아래 핀 나팔꽃 소리로. 대시하겠습니다. ㅎㅎ
주손 시인님, *^^
삼생이님의 댓글

시가 주옥 같습니다. 추시인님은 정말 대단하십니다.
정말 시인입니다.
저는 시를 못 쓸 때가 많고 쓰려고 하더라도 매번 포기 합니다.
헌데 이렇듯 시를 쓰시는 추 시인님을 뵈면 존경의 마음이 느껴집니다.
항상 존경하며 놀라움을 느낍니다.
.
추영탑님의 댓글의 댓글

난해한 시는 훈민정음이 짧아서 수준미달이고
항
쉬운 말을 찾다보니 겨우 이 정도입니다.
항상 좋게만 읽어주시니, 고마울 따름입니다.
감사합니다. 삼생이 시인님! *^^
정석촌님의 댓글

땡볕 쏘는 콩밭이 아니라
냉방에 떠는 캐딜락 안에 담긴 한오백년이 무척이나 구성집니다^^
능소화 넝쿨에 그리움 한 소쿠리 꿰차고 ㅎㅎ
여전하시죠? 근황!
석촌
추영탑님의 댓글의 댓글

벌써 열대야가 기승을 부린다는 군요.
떠나기 전에 한국의 냉골 맛을 기억해 두는 게
장차 먼 여행에서 도움이 되지 않을까... ㅎㅎ
빌려온 능소화에게 조금 미안하네요. 필려면 아직 멀었는데... *^^
부엌방님의 댓글

능소화 보고
멈추지 않으면
이상하지요
제발 능소화
피지마라가 가슴 벅차도록
다가오는
이유를 알겠어요
여름보다 붉은 가슴
능소화
감사합니다
추영탑 시인님
추영탑님의 댓글

않능소화 피는 날, 그 아래 한나절 서있고 싶습니다.
미안하다고, 지지 말라고, 우리 함께 한 계절 보내야
하지 안겠느냐고...
감사합니다. 부엌방 시인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