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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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성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21회 작성일 19-05-26 23:03본문
지하철 문이 열리고, 우리는 짧게 포옹했다. 언제나 가고 오는 게 사람이었지만
기억 속으로 항상 오기만 하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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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색 털을 가진 강아지는 개껌을 권태처럼 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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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나를 안았다고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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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의 바람은 따듯하고 세다.
빛으로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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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한 그루에 수백의 나뭇잎이 세들어 산다.
휘청휘청하는 나뭇잎들. 곧 집을 옮겨야 한다 아래층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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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나를 한 번 안았고, 그때 느낀 감정은
오월의 파주보다 시월의 파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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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앞에 파주.
눈 위에 달.
사다리 얹으면 달의 뒷면에 가 털썩, 주저 앉을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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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문이 열릴 때, 너는 나를 안았고, 시간은 영원이 되었다
언제나 스쳐가는 영원.
문이 닫히고, 너는 문을 나섰다
다시 볼 수 없는 사람이 문 하나 새겨 놓고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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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도 차가운 마음이
따뜻함 속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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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너의 이름을 발음하다
맺힌 눈물방울을 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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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모래 위에 떨어진다 눈물방울처럼
젖은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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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지가 파주 햇빛에 갇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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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이 닫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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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나를 안은 적이 있다
마지막은
마지막까지 알 수 없는 것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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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은 아픔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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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생각을 해야 할지 모르기 때문에 너를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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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손이 있다
그날부터 너는 다시 태어난다 매일, 그 모습으로 그러나 새롭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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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념 속에도 아름다움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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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뭇잎은 바닥에 바짝 엎드려
땅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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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그리움을 증인으로 새워두고
기다린다
밤이
가져온 어둠을
사방에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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