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의 문패
페이지 정보
작성자
본문
하나가 둘보다 무거워
홀로 서는 순간이면 어김없이
무너져 내린다는 역설의 성(城)에서
너와 내가 마주 보며
엮인 틀을 쌍이라 하자
쌍을 이룬 너는 나의 앞이 되고
나는 너의 뒤가 되어
고달픈 인생의 벽돌을 맞잡고
성벽을 오르는 동안
잡은 손이 풀어질 듯 힘겨운 적도 있지만
틈을 지운 둘은 하나보다 가볍고
가벼운 둘이 오르는 성벽은 힘들지 않아
땀방울 식는 동안
삶의 빛과 그림자 차곡차곡
벽돌의 높이 따라 쌓여가고
우리만의 빗장 걸린 성문에는
비바람 몰아치는 삶의 뒤안길에서도
기어이 떨어지지 않는
‘부부’라는 문패 하나 선명할 것이다.
댓글목록
인생만세님의 댓글

부부를
하나로 묶는 것은
사랑이겠죠.
작손 시인님!
석청신형식님의 댓글

하나도, 둘도
모두 깃털처럼 가벼워지는
그런 사랑의 숫자가 만들어지길 기원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