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 늙은 용접사 > 창작시의 향기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창작시의 향기

  • HOME
  • 창작의 향기
  • 창작시의 향기

     ☞ 舊. 창작시   ☞ 舊. 창작시   ♨ 맞춤법검사기

 

▷모든 저작권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 무단인용이나 표절금합니다
▷시스템 오류에 대비해 게시물은 따로 보관해두시기 바랍니다
1인 1일 1편의 詩만 올려주시기 바라며, 초중고생 등 청소년은 청소년방을 이용해 주세요
※ 타인에 대한 비방,욕설, 시가 아닌 개인의 의견, 특정종교에 편향된 글은 삼가바랍니다 

우리 동네 늙은 용접사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322회 작성일 19-06-05 22:25

본문

우리 동네 늙은 용접사
 





  우리 동네엔 허름한 철공소가 있어 가난한 사람들의 낡은 자전거며 찢어진 철기구 같은 것들을 종종 용접해 주곤 했다 그곳엔 사고로 아들을 잃은 늙은 용접사가 있었다 주름이 깊이 패인 이마에 용접 불티가 튀어 곰보딱지가 박인 손을 가진 그는 언젠가 녹슨 쇠와 스텐과 같은 이종의 재료를 용접하기가 가장 힘겹다고 말했다 또 어떤 날엔 상기된 얼굴로 나타나선 타인과 타인을 맺어주는 만큼 용접일은 성직자와 같은 거룩한 직업이라며 너스레웃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그의 아내는 오래전 그를 떠났다 그의 직업이 미천하고 그의 손이 부끄럽다고 했단다 두꺼운 헬멧의 보안 유리 너머로 빛과 불티가 격렬하게 튀어오르는 현장 작업대 위에서 용접 홀더를 잡은 그의 얽은 손이 떨리어 왔다 햇살이 철공소의 창문을 뚫고 그의 어깨에 드리울 즈음 햇살에 떠다니는 먼지 속에서 그는 생각했다 햇살처럼 저 창문틈으로 새어나오는 햇살처럼 내 살던 고향의 들녘을 가로지르던 냇물처럼 그 투명한 물속 튀어오르던 은빛 물고기처럼 그렇게 살고 싶었노라고 이내 용접기의 전류는 늙은 용접사의 손을 타고 철판의 실핏줄이며 심장으로 흘러들었고 철판은 비틀어지는 아픔을 견디며 살과 살이 녹아들고 있었다 용접이 끝나자 아픔을 이겨낸 철판이 아픔을 가진 늙은 용접사에게 위로의 말을 건네어 왔다 늙은 용접사는 땀이 송골송골한 이마를 용접 장갑으로 쓰윽 닦고는 철공소 앞을 지나가는 동네 아이들에게 손을 흔들며 웃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것이 그의 마지막 모습이었다고 한다

댓글목록

하늘시님의 댓글

profile_image 하늘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용접의 불꽃이 튀는 그 곳에는 뜨거운 사랑과 정이
끊어진 유와 무를 이어주듯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우리의 이야기 같이 읽혀집니다
많이 사라져가는 용접공의 치열을 붙잡듯
숨가쁘게 나열된 문장이 뜨겁게 다가옵니다
잘 읽었습니다 고맙습니다 너덜길 시인님~

Total 34,579건 1 페이지
창작시의 향기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공지 창작시운영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469 12-26
34578 풀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 12:32
34577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 10:36
34576 목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 09:00
34575 장 진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 08:40
34574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 05:29
34573 소리안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 05:13
34572 p피플맨66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 01:56
34571 修羅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 00:49
34570 드림플렉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 00:36
34569 힐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 00:04
34568 솔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 04-25
34567 이장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 04-25
34566
꿈속의 사막 댓글+ 2
사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5 04-25
34565 풀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 04-25
34564 맛살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 04-25
34563 泉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 04-25
34562 그대로조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7 04-25
34561 소리안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 04-25
34560 p피플맨66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 04-25
34559 세상 관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 04-25
34558 修羅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 04-24
34557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 04-24
34556 목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 04-24
34555 소리안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 04-24
34554 泉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 04-24
34553 풀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 04-24
34552 을입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 04-24
34551 페트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 04-24
34550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1 04-24
34549 p피플맨66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 04-24
34548 백지회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 04-24
34547 세상 관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 04-23
34546 을입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 04-23
34545 德望立志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 04-23
34544 p피플맨66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 04-23
34543 풀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 04-23
34542 泉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 04-23
34541 페트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 04-23
34540 소리안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 04-23
34539 사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8 04-23
34538
각시붓꽃 댓글+ 2
창가에핀석류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3 04-23
34537 상당산성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 04-22
34536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3 04-22
34535 노을피아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 04-22
34534 p피플맨66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 04-22
34533 목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 04-22
34532 泉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 04-22
34531 맛살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2 04-22
34530 소리안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 04-22
34529 백지회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 04-22
34528 풀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 04-22
34527 마파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 04-22
34526 세상 관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 04-22
34525 등대빛의호령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 04-21
34524 세상 관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0 04-21
34523 p피플맨66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 04-21
34522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 04-21
34521 풀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 04-21
34520 사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 04-21
34519
붉은 꽃 댓글+ 3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0 04-21
34518 을입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 04-21
34517 그대로조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0 04-21
34516 장 진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 04-21
34515 세상 관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 04-20
34514 목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 04-20
34513 풀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 04-20
34512 드림플렉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 04-20
34511 페트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1 04-20
34510
Westmoreland Rd. 댓글+ 2
맛살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8 04-20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