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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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겨울숲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179회 작성일 17-09-01 11:39본문
여름이 간다
金然正
조석(朝夕)으로 바람이 다른걸 보니
여름 기운이 다하였나 보다
밝았던 새벽기도(祈禱) 길이 어두워진 것을 보니
여름 태양이 곤하여 늦잠을 자고 있나 보다
과일상점 진열대 위에는
더 클 수 없는 수박과 복숭아 곁에
성급한 가을 손님 포도송이가 기웃거리더니
이내 한 자리 차지하고 주인 되려 한다
여름날 폭우도
무덥던 마파람도
뜨거운 불볕도
부지런한 농부의 손길도
제각기 수고를 다 했구나
짙푸른 산야(山野)마다 열매가 가득하고
오곡(五穀)은 쉬이, 쉬이 익어만 간다
그래서 참 많이 고맙다
여전히 한 낮엔 땡볕이 기승하고
쟁쟁한 매미 울음소린 귀를 때리지만
이는 남은 힘 다해 연주하는
계절의 끝자락 마지막 장 휘날레!
나는 아직 예 있는데,
한 계절은 이렇듯 제 할 일을 다 하고
숨 고르며 저만치 서산에 걸려 있다
휘익~!
바람이 불어와 졸음을 쫓아내
눈 비비며 무심코 바라본 하늘가엔
구름사이로 코발트빛 깊은 창공이
멋진 미소로 인사를 한다
찬란했던 여름이 간다
여름날이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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