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배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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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추영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0건 조회 486회 작성일 19-06-13 15:32본문
바람의 배신자 /추영탑
자신을 키운 건 8할이 바람이었다고,
어느 시인은 말했다지만,
내게 진정으로 손을 내민 것은 가을 어느 날
세월을 속이고 숨어든 바람 한 조각뿐,
그마저 대기는 불온하고 허공은 불손하여
미처 정신을 수습하지 못한 바람이었으니,
비정하게도 나머지는 모두 나를 비켜가
그대를 찾아 순종하는 종복이 되었으리
나 또한 바람의 방관자였으므로
바람에 눈 감았으므로
등 돌린 바람의 맷집이 되어도 좋을 사람,
길 나설 때마다 바람에게 두들겨 맞는 것이
당연하지
창문으로 들어오는 바람이 저리 시원하게
바람개비를 돌리는 것을 보면
바람은 오갈 때마다 그대를 업어 주고
꿈길에서도 바람의 손짓에 눈을 주는 속을 탁 털어놓았을,
그래도 그대여, 진정은 숨기고
날 기다리며 피어있으라, 꽃무릇 붉은 맘으로
바람의 겉옷까지 벗겨 그대를 덮어 주었으니
마음이 이리 또 그대에게로 굽었으니,
나는 바람의 배신자,
바람의 뒤쪽에서, 그대 앞에서 죽어도 좋을 사람
댓글목록
하늘시님의 댓글
하늘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바람의 방관자가 바람의 배신자로 한 바람 맞으셨습니다
바람의 뒤쪽에서 그대앞에서 죽어도 좋을사람...이 구절이 너무 멋지고 좋으네요
시인이라고 하기는 좀 그렇지만 저도 5할은 족히 넘을 것 같아요
그래도 바람은 순복하는 정으로 남아 추 시인님의 가슴팍을 때리지 않을까요..
애교 있게요... 때로는 앙증맞게요..
멋진시에 머물다 갑니다 고맙습니다 추영탑 시인님!^^
추영탑님의 댓글
추영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오늘도 명품 볶음밥 한 그릇 맛보고 왔습니다.
열대야가 임박한 이 여름날,
바람 배신했다가는 큰일 날 텐데, 거짓말 좀 보탰습니다. 우리집 창문을 못 본체
바람이 그냥지나가면 안 되걸랑요.ㅎㅎ
다시 그 볶음밥으로 돌아가서,
거기 비하면 짝퉁도 못 되는 백지 건너온 글이 좀 위축이 됩니다만, 칭찬만은'명품으로 받아들이고 싶은 마음,
감사합니다. 하늘시 시인님! *^^
주손님의 댓글
주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자신을 키운건 8할이 바람이었다는 말
가슴에 새겨 봅니다,
바람의 겉옷까지 벗어주고 마음까지 바람에
굽었는데, 나는 바람의 배신자,,,
쓸데없이 얼쩡거리다 갑니다, 지나친 생각은 몸을 상하게 한다는데,,,ㅎㅎ
남은 시간 평안하시길요!
추영탑님의 댓글의 댓글
추영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미당 서정주 시인의 시에서 빌려온 귀절입니다.
의미가 깊은 말이라고 생각 됩니다.
자연과 동화 되고서야 할 수 있는 말이 아닐까 생각도듭니다.
거기 비하면 바람을 배신했으니 이는 얼마나 어리석은 삶이었나, 그래서 죽을 때도
바람의 등 뒤에서 죽을 것이라는 생각... ㅎㅎ 감사합니다. *^^
Zena님의 댓글
Zena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이제 내게 불어 올 바람은 어떤바람일까요
님의 글을 보며 궁금해 지는 시간입니다 ^^*
추영탑님의 댓글의 댓글
추영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님께 불어 올 바람은 희망과 행복을 어우르는
훈풍이 아닐까 생각 됩니다.
거기에 사랑으로 충일한 바람... ㅎㅎ 감사합니다. Zena 시인님! *^^
부엌방님의 댓글
부엌방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사랑하는 분에게 8할을 되돌려주시는 간절한 맘이 아
사랑이 시작되고 꽃이 바람으로 피워지는 구나 생각됩니다
모르고 지나가던 바람도 꽃이되고 희망이 되고
님의 동반자가 되었던 그림자 같은 바람을
감사할 줄 아는 저도 되어 보겠습니다
추영탑시인님
감사합니다
추영탑님의 댓글
추영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서정주 시인은 자신을 키워준 것의 8할은
바람이라고 했지요.
저는 자신을 인간으로 만들어 준 8할을 '그대' 라고
말하고 싶어 집니다. ㅎㅎ
다른 말로 하면 '사랑'이 되겠지요. 감사합니다. 부엌방 시인님, *^^
라라리베님의 댓글
라라리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결구로 갈수록 진한 향에 취해
쉽사리 벗어나지를 못하겠습니다
바람의 겉옷까지 입혀주고 한사코 휘어져
무릎끓는 사랑
부럽습니다 ㅎㅎ멋집니다~
추영탑님의 댓글
추영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칭찬은 리베 시인님께 되돌려 드립니다.
쓰소 쓸수록 부족함만 더 뚜렷해 지는 글입니다.
얼마나 더 노력해야 할지요?
감사합니다. 라라리베 시인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