묘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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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3건 조회 506회 작성일 19-06-25 14:36본문
묘비명
가끔 바람만이 다녀가는 들판이래도 괜찮아
용접 연기와 먼지 속에서
바람을 만드는 일을 했어
바람을 계산했어
바람은 언제나 계산을 비웃으며 숲으로 사라지곤 했어
바람을 따라 갈대숲 깊숙이 걸어가기도 했었지
갈잎 속엔 염낭거미가 아늑한 오후를 나고 있었어
바람을 만들다가
바람을 꿈꾸다가
바람이 되어버린,
그렇게 적혔으면 좋겠어
혹시라도 지나가는 새들에게 읽힐지도 몰라
새들이
꽃잎을 물고 와서는
흩뿌리고 갔으면 좋겠어
계산하려 했으나 계산되지 않았던 바람이
촘촘히 새겨 놓은 묘비 위에
댓글목록
부엌방님의 댓글
부엌방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바람을 계산하는 일속에 무수한
바람이 흘러 숲속으로 가면서 되돌아 와
숨통을 트이게 해주는
시 잔뜩 퍼 갑니다
카피해 보아야지
정말 찬찬하면서도 아주 좋네요
말이 쉽지 카피한다고 되지도 않더라구요^^
그냥 생긴대로 살아야 될 문제지만
부럽기만 합니다
감사합니다
너덜길 시인님^^
너덜길님의 댓글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좋은 마음 주신 것 잘 간직하겠습니다.
하늘시님의 댓글
하늘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바람을 잃어버기는 순간
시인이 아니라는 시를 읽은적 있습니다
역시 시인이십니다
묘비를 지나가는 바람이 멈춰서서
닮았다고 함께 머물러 있을 겁니다
좋은시에 바람 한줄 저도 카피해 갑니다
고맙습니다 너덜길 시인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