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후 승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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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후 승리자/하늘시
휘청거리는 몸을 매어 단
지하철 손잡이의 눈들이
가재미 눈알로 안경을 바꿔끼고
한자리 차지하려는 선발대에 줄을 선다
어느 환승역에서
한꺼번에 들이 닥친 파도에 휩쓸려
선발대 안경이 떠 내려가고
굴리던 초점도 도수를 잃어가고
손잡이에서 떨어진
몸과 몸을 한 덩어리로 빼곡히 세워
옴짝달싹 못하도록 풀칠을 하고서야
랜덤으로 뽑혀나간 투쟁의 자리에
겨우 승리의 몸을 박는다
휴우,
낯선 풀냄새 끈적끈적한 몸에서 겨우 떨어져
핸드폰 냄새를 맡고 싶어 안달 난
눈알을 수습하는 순간
노인의 지팡이 하나가
발끝을 물고 올라 와
구부러진 갈고리로
핸드폰에 박아놓은 눈알을 자꾸자꾸 빼먹고 빼먹고
눈알이 빠져버린 원상복귀의 선발대
자석처럼 끌어 당겨지고
무기를 놓쳐버린 핸드폰의 기지국
노인의 지팡이는
가재미 눈알을 다 빼고 앉아
승리의 개가를 굽어지게 부른다
댓글목록
주손님의 댓글

굳세어라 지팡이 노인 올시다 ㅎㅎ
배려심 많은 시인입니다
휴대폰에서 눈알을 떼지 말아야 할 걸,,,ㅎ
지하철세태 잘 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하늘시님의 댓글의 댓글

자리투쟁은 몸이 싫어하는 듯..
제대로 된 승리를 해 본적이 없네요
배려심이 많다고 해 주시니
맹구같아도 덜 바보같네요
지하철 흔한 문장에 들러주셔서 감사합니다
주손시인님~^^
김태운님의 댓글

ㅎㅎ
여기도 전쟁터로군요
그러나 양보의 미덕이 비치는
좋은 전쟁터라는 생각
감사합니다
하늘시님의 댓글의 댓글

네 조금전에 전쟁터를 엿보고 왔습니다
아삭아삭 그래도 맛있게 드시고 계시더군요
ㅎㅎ
늘상 치르는 전쟁터..
승리하려는 마음부터 바꿔먹는것이
상책이라는 생각입니다
고맙습니다 백록시인님~^^
러닝님의 댓글

재미있는 지하철 속 풍경입니다
맛깔나는 시의 재미에 지하철 타러 가야 할 것 같습니다
지하철이 갑자기 만원이 되면 하늘시시인님이 원인제공 한 것이라고
당연히 생각하겠습니다 (농입니다)ㅎㅎ
좋은시 또 기대 되는군요 감사합니다 하늘시시인님~~^^
하늘시님의 댓글

흔한 문장의 한계입니다
며칠전 7호선 군자역과 고속터미널 역
이 곳에서 일어나는 전쟁터는 치열합니다
자동반사 돌아가는 가재미눈이 문제입니다
자주들러주심에 감사드려요
좋은하루 되세요~러닝 시인님~^^
힐링님의 댓글

노인들은 편안한 자리 하면 족한데
지하철에서는 전쟁을 방불케 하는 매달임들!
한가로움이 머누는 곳에서 산다면
시간 따라 흘러갈텐데 도시는 시간의 패턴이
빠른 시계바늘에 맞혀 놓아 똑 같이 움직여 하니
숨이 찰 수 밖에에요.
예리하게 삶 현장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아름다운 그림으로그려내는
모습이 선명하게 그려집니다.
하늘시 시인님!
하늘시님의 댓글

지하철 가장자리에 노인석이 따로 있기는 하나
수용이 안 되는 경우도 많아서
자주 이런 경우 많지요
처음부터 앉으려는 마음이 더 문제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가끔은 지하철이 없는 소도시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도 들구요..
복잡한 현장에 다녀가 주셔서 고맙습니다
힐링 시인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