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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장 진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46회 작성일 19-07-03 23:08

본문


나지막한 산자락

옹기종기 모여 사는 마을 어귀에

터줏대감 같은 정자나무,

가지 끝에 듬성듬성 매어달린 잎,

물 한 모금 빨아올리기도 힘이 드는지

가지 부여잡고 바르르 떨고 있다

-

동리아이들 몰려와 등 타고

정수리까지 기어 올라와 놀아도

귀엽게만 보였는데

이젠 작은 바람에도 삭신 쑤시고

곤충, 개미들 파고들어

골다공증으로 허리가 휜다.

-

울창하던 여름

동리 영감

그늘아래 자리 펴고

막걸리 철철 넘치던

장군멍군소리 사라진지 오래고

-

세 들어 살던 산새, 청설모

온다간단 말없이 떠나가고

낙엽 밟는 바람 소리만

폐가처럼 으스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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