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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른한 오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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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풀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313회 작성일 19-07-07 12:58

본문

나른한 오후에

 

​풀섬

날씨는 덥고 나른한 오후에

통닭이 눈앞에 가물가물

시장으로 가 통닭 두 마리 튀기니

나체로 밀가루물 입혀

기름에 투하하여 지글지글

엊그제 닭장에서 두달 키워

친구도 떠나고 그리운 하우스도 떠나

변두리 닭집에서 냉장고에서 울다

손님이 오케이 하면

지옥도 그런 불기둥은 없으리

온몸이 기름에 지져 쪼글쪼글 노랗게 튀겨

어느집 식탁에 오른다

두모녀 쫄깃한 닭다리 뜯고

오묘한 단무지의 맛

톡 쏘는 차가운 콜라

한여름을 누가 이기랴

영겁의 맛을 즐기는

두모녀 무더운 여름의 항변

나른한 오후 통닭 먹고

여름을 이기는 비책

또 있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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