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의 원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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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하늘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3건 조회 318회 작성일 19-07-09 09:23본문
소통의 원조
기 빨리는 오후
귀는 여전히 양쪽에 스피커를 달고
할매 쭈쭈바 빨고 싶다구
오래된 스피커는
손자의 말을 알아듣지 못해
듬썽듬썽 빠진 이빨 사이로 들어앉은
바람소리 새는 잇몸으로 속치마를 물고
반쯤 접힌 허리춤에서 뒤적뒤적
속내를 열어 박하사탕을 꺼낸다
살살 노카 묵으라
새로 들여온 지 몇년 안 된 스피커는
할매처럼 쇠한 박하를 꽉 깨물어
햇살이 들어 앉은 젓니의 중력같은 저울에
두개의 쭈쭈바를 매달아
어림짐작 덩치작은 것을 저울질 해
합죽해진 스피커의 입안에 넣어준다
할매 이빨 깨진데이
살살 빨아 묵으래이
볼록해진 두개의 스피커에서
박하향이 새어 나오고
볼륨이 지그재그 동문서답하는 동안
서쪽하늘에 기가 빨린 태양이
물컹한 입안에서 돌돌 굴러가는 하루를
살살 녹여 먹는다
댓글목록
김태운님의 댓글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햐, 좋습니다
박하향의 볼륨
들리거나 말거나
늙은 설움마저 살살 녹아듭니다
감사합니다
하늘시님의 댓글의 댓글
하늘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박하사탕 맛을 아시는군요
볼륨이 사라진 곳에 박하향은 여전한 고향맛을
그려보았습니다
할머니생각에 울컥 합니다
고맙습니다 백록시인님~^^
맛살이님의 댓글
맛살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새 보청기 사 드린
며느리의 숨겨진 사랑 같기도 한데
그건 제 나름대로의 해석이고여
박하사탕 먹고 싶네요!
잘보고 갑니다. 하늘시인님!
하늘시님의 댓글의 댓글
하늘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할머니도 보청기로 볼륨을 높여드렸으니
사용할 줄 몰라 귀찮아 빼 버리시더라구요
박하사탕맛을 아시는 분이 있어 행복하네요
고맙습니다 맛살이 시인님~^^
봄빛가득한님의 댓글
봄빛가득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할머니와 손자의
오붓한 풍경
곳곳에 녹아 있는
상큼한 박하향이 온
사무실을 날아 다닙니다
잘 듣는 것만으로도
마음의 공감을 얻을 수 있고
그로인해 관계가 형성되어
다양한 보상을 누리는것이
보편적 진실이라는데,
개똥같이 말해도
찰떡같이 알아 들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하늘시인님!^^*
하늘시님의 댓글의 댓글
하늘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개똥철학의 정석이 관계의 공감과 경청이라 들었습니다
개인주의 철학이 너무 왕성해
찰떡이 맛없어진 시대입니다
그래도 이렇게 개똥같은 시에 찰떡같은
공감의 댓글을 주셔서 감사하네요
고맙지 뭡니까~~봄빛가득한 시인님~^^
주손님의 댓글
주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스피커의 볼륨은 확실히 달라도 조손간의
박하사탕같은 사랑은 살살 녹습니다 ㅎㅎ
쭈쭈바 요즘도 나오나요 시인님? ㅎ
기빨린 태양이 많이 기울어진 오후 입니다
감사합니다!
하늘시님의 댓글의 댓글
하늘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쭈쭈바의 원형은 살아있지요
변종된 쭈쭈바가 성행하지만요
그래도 달달하고 시원한 쭉쭉 빠는 그맛
잊을수 없네요 ㅎㅎ
고맙습니다 주손시인님
나싱그리님의 댓글
나싱그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할머니와 손자간
경청과 공감이 잘 되는 건
박하사탕을 사랑으로 녹여서
하루를 둥글게 살갑게 돌려 먹어서 그런가 봅니다 ㅎㅎ
잘 보고 갑니다 *^^
하늘시님의 댓글
하늘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할머니와 손자.. 정겹지요
박하사탕만큼 쇠하고 아련하게 추억할수 있어
다정하게 느껴지기도 하지요
문장은 별루나 이야기는 괜찮다 싶어
할머니 생각하며 올렸는데..
공감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나싱그리 시인님~^^
부엌방님의 댓글
부엌방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잔치국수 없어요
한바가지로 주셔요
빈손으로 안갑니다
축하드립니다
하늘시님☆☆
하늘시님의 댓글의 댓글
하늘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ㅎㅎ잔치국수 같이 드셔요
어쩌다가 줄에 걸렸네요
센스있으신 부엌방님 덕분이지요
고맙습니다 ~~
하늘시님의 댓글
하늘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그렇겠지요
고장나서 더 다정하고 사랑스러운
모든감각의 문으로 승화되는 훈훈한 사랑이겠지요
공감의 마음 고맙습니다
무명씨 시인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