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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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모퉁이 돌아서자 양귀비꽃밭이
보이기 시작했네. 나와 여름하늘이 함께 몸 떨었네.
파란 나무로 말뚝을 박고,
누군가 해산하는 중이라는 듯 금줄을 쳐 둘렀네.
좁은 길 위를 걸어
보이지 않는 무게를 지탱하고 가노라면,
사방이 바다.......
흙알갱이 소금기를 띠고,
청록빛 바닷속 깊숙이 비린 미역이 생리를 하고 있었네.
뜨거운 오후를 내 살 속으로 손톱이 자라 파고 들었네.
내가 한 발자국 내딛을 때마다,
땅속에서 진홍빛 양귀비꽃들이 기어 나왔네.
꺾어도 꺾여지지 않는 꽃처럼,
아예 그 꽃이 존재하지 않았다는 듯이.
애벌레처럼
등을 굽히고 섰는 나.
나 조심스레 물러서다가 다다른 막다른 골목에
그 아이 폐선으로 가라앉고 있었네.
댓글목록
붉은선님의 댓글

언제 오셨어요 왜 안오셨어요 멀리 있었나요 곁에 계시면서 모른 체 하셨나요.....
반갑습니다 시인님~~^*^
자운영꽃부리님의 댓글의 댓글

반갑습니다. 좀 해야 하는 일들이 있어서 미처 여기 올 겨를이 없었네요. 여기 오면 자꾸 글을 쓰고 싶어질까 봐서요^^
좋은 시 많이 쓰고 계시더군요. 처음 붉은선님 시를 읽었을 때부터 눈이 확 뜨이는 느낌을 받았지만요. "좋은 시"에서 "훌륭한 시"로 옮겨가고 있는 것처럼 보여요.
부엌방님의 댓글

오매 엄니 오신 듯 반갑습니다
일월 바쁘신 일은 다
해결 하신 듯 합니다
시마을이 새단장
되겠네요
너무 기쁩니다
감사합니다
시인님~~☆☆☆^^^
자운영꽃부리님의 댓글

그동안 안녕하셨습니까. 그동안 부엌방님 시가 고팠습니다^^
부엌방님의 시, 참 감탄하면서 많이 읽었었는데요.
퍼내도 퍼내도 덜어지지 않는 부엌방님 시세계가 참 부럽네요.
무명씨님의 댓글

잘 감상하였습니다. 길었다 짧았다 호흡이 긴박하고 색채가 깊어 좋았습니다.
자운영꽃부리님의 댓글의 댓글

좋게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통영에 갔을 때 바닷가에 양귀비꽃밭이 있어서, 그 주홍얼룩들에 파묻혔던 기억이 참 강렬하여서, 시로 써 보았습니다.